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한·중 외교 현안을 논의했다. 왕 부장의 방한은 2015년 3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 참석 이후 약 4년8개월 만이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내 배치 문제로 악화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한·중은 2017년 12월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과 정상회담을 통해 사드 갈등을 봉합했지만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은 사실상 막혀 있고 중국 내 한류 금지 조치인 한한령도 풀리지 않았다. 양국이 전날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관계 완전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다행이다. 합의한 차관급 대화 채널을 통해 인적 교류와 협력사업을 확대할 구체적인 조치들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궁극적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성사시켜 양국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한·중이 서로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양국의 이익, 입장이 같을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공통의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오만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 왕 부장은 전날 강경화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는 것,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세계 안정과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가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주의가 국제관계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을 겨냥하고 한 발언일 테지만 그 말은 중국에도 해당된다.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취해진 조치인데도 중국은 한국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며 경제·문화 분야 등에서 전방위적인 보복을 가했다. 이런 행태가 왕 부장이 비난한 패권주의가 아니고 무엇인가.

중국은 G2로 불릴 정도로 초강대국이다. 국제사회에서 그에 걸맞은 책임을 다해야 마땅하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실질적으로 동참하고 사드 보복 조치를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 그래야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단초를 마련하고 한·중의 공통 이익을 모색할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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