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판사 출신 5선 의원으로 민주당 대표도 지낸 추 후보자는 “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은 시대적 요구”라며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5선의 추미애(61) 의원을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조국 전 장관이 물러난 지 53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바로 다음날 법무부 장관 인사를 단행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한 수사를 놓고 청와대와 검찰 간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변칙 복서’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로 불리는 추 후보자를 내세워 윤석열 검찰총장을 견제하고 검찰 개혁 드라이브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추 후보자는 국민 중심의 판결 철학을 지킨 소신 강한 판사였다”며 “정계 입문 후에는 헌정 사상 최초 지역구 5선 여성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추 후보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이 희망하는 사법 개혁을 완성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 후보자는 지명된 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은 시대적 요구”라며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윤석열 총장과의 호흡은 어떻게 맞춰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개인적인 문제는 중요한 것 같지 않고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 사퇴 후 여권에서는 전해철 민주당 의원을 기용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됐고,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도 물망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결국 추 후보자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지금은 청와대와 검찰이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비상시국”이라며 “법무부 수장으로서 검찰의 폭주를 제어하고 정치권과 긴밀히 소통하는 중량급 있는 인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윤 총장을 상대하기에 추 후보자가 제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 민주당 의원은 “비(非)검사 출신인 점, 정무적 판단능력 등을 고려했을 때 윤 총장 상대로 추 의원이 좋은 카드인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윤 총장을 지휘하려면 ‘정통 복서’보다는 ‘변칙 복서’로 가는 게 좋다”고 평가했다. 추 후보자가 낙점된 데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추천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전체 18개 정부 부처 가운데 여성 장관은 총 6명(33%)이 된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여성 장관 비율 30%’를 달성하게 된다. 추 후보자는 친문(친문재인) 색채가 비교적 옅고 여권의 험지인 대구 출신이어서 탕평 인사 기조에도 부합한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 인사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 카드를 놓고 청와대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환 신재희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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