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비리 최초 제보자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제보는) 청와대 문모 전 행정관과 안부전화를 하던 중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제보자로부터 청와대 행정관이 SNS상으로 받은 첩보”라고 했던 말과 전혀 다른 설명으로, 만약 두 사람이 나눈 통화내용을 청와대가 일목요연한 첩보로 가공했다면, 김 전 시장 비리 수사가 청와대 하명에 따라 진행됐다는 의혹을 더욱 부추길 개연성이 커진다.

송 부시장은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1분40초 동안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시점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17년 하반기쯤이었던 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소문은 이미 2016년 건설업자 김모씨가 북구의 한 아파트 시행을 하면서 수차례 고발한 사건”이라며 “수사상황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울산시민 대부분이 알고 있던 것으로 (문 전 행정관과의 통화에서도) ‘김 전 시장 측근비리가 언론과 시중에 떠돈다’는 일반적 내용을 얘기했다”고 부연했다. 또 “제가 (문 전 행정관에게) 얘기한 것도 일반화된 내용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님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송 부시장이 거론한 사건은 건설업자 김씨가 경찰에 고발했다 무혐의 결론이 내려지자 청와대에 진정서까지 넣은 것으로, 제보가 이뤄진 이후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이 이전 수사팀을 전원 교체해 적극 수사에 나섰던 사건이다.

송 부시장은 문 전 행정관에 대해 “2014년 하반기 서울 친구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당시엔 국무총리실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가끔 친구와 만난 적 있고, 통화도 간헐적으로 하는 사이였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단언코 울산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한 일이 아니다. 제 행위에 대해 추호의 후회나 거리낌이 없다”고 말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한편 청와대는 송 부시장이 제보자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제보자가 누구인지 본인 동의 없이 밝혀선 안 된다. 만일 (우리가) 밝혔다면 불법이 될 수도 있었다”고 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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