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5일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에서 바라본 대검찰청 청사(왼쪽)와 서초경찰서 청사 모습. 검찰과 경찰은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이어 수사권 조정을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의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맞물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해당 의혹과 더불어 사망한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휴대전화 포렌식을 두고 불거진 두 기관 사이 반목이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더 확산되는 모습이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은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근 검찰이 제기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 수정 주장을 11개 요지로 정리해 반박했다. 이은애 수사구조개혁 1팀장은 브리핑 시작과 함께 작정한듯 “검찰의 전체적 요지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없어지면 수사가 망한다는 것”이라면서 “경찰은 검찰 지휘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건을 말아먹는, 한정치산자 같은 존재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우현 수원고검장은 지난 2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민주주의 국가 중 유례없는 국회 패스트트랙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과도한 경찰권 집중 우려와 실무적 문제점을 지적한다”며 “수정안의 국회 본회의 긴급 상정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사로 활동 중인 이완규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도 지난달 22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긴급검토’라는 책자를 발행해 원안을 비판했다. 현재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원안은 의원 30인 이상의 동의로 수정안이 제출될 수 있다. 수정안이 먼저 표결로 통과되면 원안은 사실상 폐기된다.

이은애 팀장은 “원안에 이미 검사의 실질적 (수사) 통제장치가 마련돼 있다”면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과 시정조치 요구권, 재수사 요구권을 들었다. 이 팀장은 “현재 검찰의 지휘권은 지휘에 문제가 있더라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라면서 “검사가 1부터 100까지 다 옳고 정의를 위하는 것이라는 전제가 없으면 (정당성 성립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수정안을 올린다면 검사와 검찰청 직원을 향한 영장청구 관련 특칙을 넣어야 한다고 ‘역공’하기도 했다. 이 조항은 검찰이 영장청구권으로 ‘제식구 감싸기’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 합의문에 들어갔으나 법안에서는 제외됐다.

갈등은 다른 데서도 불거졌다. 검찰은 이날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아래서 일했던 A수사관 휴대전화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서초경찰서는 영장 기각 뒤 “검찰이 자료를 공유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압수수색영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변사사건 수사를 책임진 수사주체로서 법령에 따라 압수수색영장을 재신청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을 맡았던 울산경찰청 수사팀이 지난 6월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당시 검찰의 조치를 비판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팀은 “울산지검이 김 전 시장 동생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참고인의 일관된 진술을 재차 확인하고도 아무 가치 판단을 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어떤 방식으로 경찰 수사를 무력화할 수 있는지 드러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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