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이 6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을 들고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과 동시에 송 부시장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관련 제보의 최초 전달 경위와 함께 첩보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윗선’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검찰이 6일 이른바 ‘김기현 첩보’를 청와대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소환하는 동시에 그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관련 제보의 최초 전달 경위와 함께 첩보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윗선’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송 부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이 2017년 10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던 문모 전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 관련 비리 의혹을 제보한 경위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같은 날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투입해 송 부시장의 자택과 울산시청에 있는 집무실·공용차량을 압수수색하고 하드디스크와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제보의 생산·전달 과정에 대해 청와대와 송 부시장 입장이 엇갈리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4일 “(문 전 행정관이) ‘스마트폰 SNS’를 통해 의혹을 제보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송 부시장은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고 “안부통화를 하다 김 전 시장 측근 비리가 시중에 떠돈다는 일반화된 내용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송 부시장에 앞서 문 전 행정관을 소환 조사했다. 양측 진술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검증을 위해 청와대와 송 부시장 주변 인물이 줄소환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검찰은 제보가 범죄첩보의 형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윗선의 관여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고 대변인을 통해 문 행정관이 최초 제보를 “윗분들 보시기 좋게 정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청와대 소속 공직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 등을 배제하지 않고 관련 법리 검토 작업도 병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청와대와 정치권에 의해 송 부시장이 첩보의 최초 근원으로 특정됐지만 양측 입장이 충돌하는 만큼 경위 파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단서를 찾으면 이 수사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 사건처럼 청와대 내부를 향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 관계자는 “선거개입 의혹이 사실이라면 직권을 남용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권한 있는 공무원이 주범”이라며 “이 경우 송 부시장만 처벌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와 여권은 청와대가 경찰에 김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관련 하명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청와대는 송 전 부시장이 지방선거 전인 지난해 1월 청와대 행정관과 공공병원 관련 공약을 논의했고, 이는 명백한 선거개입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대통령의 공약사항을 설명하는 일은 행정관의 본연의 업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당 자리는 송 부시장이 돕던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통령의 공약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7년 대통령 주재 시도지사 간담회 때 김 전 시장도 대통령 공약사업인 공공병원 건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건의했다. 불법 선거개입 의혹은 과도한 억측”이라고 해명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송 부시장의 제보로 만들어진 청와대의 김 전 시장 비리 의혹 첩보 문건을 공개하고 “문건에는 청와대가 하명수사를 지시했거나 유도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