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스타벅스) 다이어리(사진) 프리퀀시 완성본 팝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 들어가면 1분에 1, 2건꼴로 스타벅스 다이어리 관련 글이 올라온다. 스타벅스는 10월 중순쯤부터 12월 말까지 17잔의 음료를 마시면 다이어리로 교환해주는 ‘프리퀀시 이벤트’를 펼치고 있는데 연말 즈음엔 품귀 현상을 빚을 만큼 인기다.

‘프리퀀시 마케팅’은 상품을 자주 사는 고객들에 대한 사은품 성격이지만, 원하는 다이어리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프리퀀시를 모으지 않고 다이어리만 구매하는 이들도 적잖다. 올해 선보인 4가지 색상 중 품절된 보라색과 분홍색 다이어리는 8일 현재 쿠팡에서 5만4900~5만6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싱가포르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6만원에 가까운 금액에 구매대행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렇게 사는 게 경제적이라고 보기도 한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교환하려면 17잔의 커피(3잔은 스타벅스가 지정한 음료 3종류 가운데 선택)를 마셔야 하는데, 가장 싼 제품으로만 마셔도 6만3600원이 든다.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워낙 인기다보니 일부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에서는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기부받아 다이어리로 교환하고 이를 되팔아 기부금을 마련하거나 아예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어려운 청소년 등에게 지원하는 식으로 기부 활동을 하기도 한다.

몇 년째 스타벅스 다이어리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다른 외식업계도 다이어리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엔제리너스는 스누피와 컬래버레이션한 다이어리를 한정판으로 내놨고 할리스, 커피빈 등도 다이어리를 내놨다. 이들 업체는 쿠폰을 모으기보다는 음료 쿠폰이 탑재된 다이어리를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커피업계가 이끌고 있는 다이어리 마케팅은 외식업계와 유통업계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도 다이어리를 내놨고 배스킨라빈스도 다이어리 마케팅에 합류했다. 디지털시대의 맨 앞줄에 서 있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구매대행까지 할 정도로 아날로그 감성의 다이어리에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한정판’에 열광하는 소비심리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몇 년째 한정판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하고 있다. 가심비를 충족시켜주는 ‘한정판’을 ‘힙한’ 스타벅스가 만들었다면 갖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구매대행으로 샀다는 김지율(28)씨는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들어서 너무 갖고 싶었다”며 “주변에 이걸 가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것도 기분 좋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감성을 충족시켜주는 ‘예쁜 아이템’이라는 점도 다이어리의 매력으로 꼽힌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다이어리를 내놓을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디자인’이다. 실용성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평상시 들고다니는 ‘소품’으로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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