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역경의 열매] 조혜련 (20) 성경읽기에 푹 빠진 후 남 정죄하며 교만해져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계신 하나님… “무릎 사이에 머리를 넣어라” 채찍질

조혜련 집사가 성경책을 펼쳐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내가 교회에 등록했을 때 성미 언니는 이렇게 조언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장 뛰어난 능력은 성경을 읽어내는 거야. 그러니까 성경을 열심히 읽고 공부해.” 나는 예수님을 영접한 뒤로 성경을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 읽기가 쉽지 않았다.

남편에게 “성경이 어렵다”고 말했더니 이튿날 기독교 서점에서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사다 줬다. 성경에 나오는 지역들을 지도로 설명해 놓은 책, 성경 내용을 만화로 구성한 책, 각종 신앙 서적 등 다양했다. 남편이 사다 준 책들을 참고하면서 성경을 읽기 시작하자 조금씩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연예인들이 모여서 함께하는 성경공부 모임에도 나갔다. 동료, 선후배 연예인들과 함께 성경도 배우고 자주 얼굴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기독교 방송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해 훌륭하신 목사님께 성경을 배우고 인터넷으로 또 세미나를 찾아다니며 성경에 대해 알고자 힘썼다. 점점 성경에 대해 눈이 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경을 읽는 것이 재미있고 즐거워졌다. 그렇게 나는 성경 읽기에 푹 빠졌다. 일독을 해보고 싶다는 오기도 생겼다. 찜질방, 커피숍 등 어디를 가든지 성경책을 손에 들고 다니며 작은 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크리스천들을 만나면 초신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먼저 성경에 대해 입을 떼곤 했다. 흥분해서 이야기하면 믿음 생활을 오래 하신 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했다. “믿은 지 얼마 안 됐지? 처음엔 다 그래!” 그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럴 때면 조용히 하나님께 다짐했다. ‘하나님! 시간이 오래 지나더라도 성경책을 절대 놓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성경을 읽어나가면서 나는 또 다른 죄를 짓고 있었다. 교회를 다니면서 성경을 읽지 않거나 또 신앙인으로서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권사님이나 집사님, 심지어 문제가 있는 교회들을 내 입으로 정죄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교회 다닌다는 사람들이 저렇게 행동하지? 어떻게 성경을 읽지도 않지? 진짜 이해가 안 돼!’

바리새인들처럼 교회를 다니면서도 성경을 읽지 않는 사람들과 나는 다르고 구별된 특별한 존재라는 강한 자부심을 느끼며 우월감에 빠졌다. 마치 성경에 바리새인이 기도하는 세리를 쳐다보며 그 사람과 다른 것에 감사하는 간사한 모습같이 말이다.

하나님은 그런 나를 엄중히 혼내셨다. 그날도 혼자 소리를 내며 성경을 읽고 있었다. ‘엘리야처럼 무릎과 무릎 사이에 네 머리를 넣어라!’ 갑자기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그런 말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당황스러웠다. 그 강한 이끌림에 나는 옛 선지자 엘리야처럼 머리를 무릎과 무릎 사이에 넣었다.

‘네가 성경을 읽고 있다면 느낄 것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바로 자기의 목을 꼿꼿이 들고 남을 비판하는 교만이다. 너는 특히 그 마음이 강하다. 그 교만한 마음을 버려라. 오늘부터 매일 너의 교만을 없애는 것에 대해 기도해라.’

하나님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계셨다. 나의 가장 약함은 교만이다. 다른 사람을 보면서 판단하고 정죄하며 스스로를 높이려는 마음이 너무 강했다. 그 후 하나님은 매일 나에게 그 기도를 하게 하셨다. 조금이라도 교만해지거나 머리를 빳빳이 들면 가차 없이 채찍질하시며 혼내셨다. 여러 가지 상황을 통해서 말이다. ‘하나님, 제가 교만하지 않게 해 주세요.’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렇게 기도하고 또 기도할 수밖에 없다.

정리=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