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1 협의체가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뒤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석 앞으로 나와 ‘날치기’ ‘세금도둑’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대안신당) 협의체에서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이 10일 밤 강행 처리되자 한국당은 “날치기 처리” “의회 독재”라고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반대하는 가운데 나머지 야당들과 힘을 합쳐 내년도 예산안 표결을 강행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오후 늦게까지 예산안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민주당은 오후 8시 4+1 협의체가 마련한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했고, 38분 후 본회의가 속개됐다.

예산안 처리 연기를 주장하던 한국당은 본회의가 속개되자마자 고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회의 진행 목소리가 묻혀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날치기’ ‘4+1은 세금도둑’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국회의장 물러나라” “절차 준수” 등 구호를 외쳤다. 심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 등은 단상 앞으로 몰려가 문 의장에게 직접 항의했다.

첫번째 토론자로 나선 조경태 한국당 의원이 단상에서 10여분 동안 침묵시위를 벌이며 시간을 지연시키자 민주당 의원들이 “토론 종결” “회의를 진행해 달라”고 외쳤다.

한국당 의원들이 문 의장을 향해 “아들 공천” “공천 대가” “공천 세습” 구호를 외쳐 회의장이 술렁이기도 했다. 문 의장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자신의 지역구(경기 의정부갑)를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무리하게 예산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한국당은 또 499조2539억원으로 감액한 자체 수정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을 무더기로 제출하며 지연 작전을 벌였지만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문 의장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해당 수정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었고, 홍 부총리는 “정부는 원안보다 증액된 부분 및 새 비목(비용 명세)이 설치된 부분에 대해 부동의한다”고 답했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 동의 없이 예산을 증액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 결국 한국당 수정안에 대해서는 표결하지 않고 곧바로 4+1 협의체의 수정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갔다. 이 수정안이 재석 162명 중 찬성 156명, 반대 3명, 기권 3명으로 통과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본회의가 정회된 뒤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심 원내대표는 “세금 도둑질에 의장이 동조하고 나선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의장을 향해 “의회주의자가 아닌 기회주의자” “청와대 시녀”라고 강하게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기자들을 만나 “홍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김용현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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