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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조혜련 (22) 삶 마감하려던 열성팬 ‘말씀’으로 살아나기 시작

우울했던 엄마가 변하니 딸도 변해… 그 가족 계기로 ‘성경읽기’방 운영

조혜련 집사(오른쪽)가 개그우먼 정선희가 진행하는 C채널 힐링토크 ‘회복’에 출연해 간증을 나누고 있다.

“언니 정말 미안해. 나 같은 사람에게 정말 잘해줬는데 이런 모습 보여서. 난 이 세상에서 희망이 없어.” 그녀는 계속 흐느꼈다. 잠깐이었지만 하나님께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설득했다.

하루가 지났다. 이전에는 그녀가 귀찮을 정도로 나에게 먼저 전화나 메시지를 보냈다. 이제는 내가 먼저 그녀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며 매일 안부를 물었다. “하나님 이 친구를 저에게 보내신 이유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녀가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내게도 그녀를 돌볼 힘을 주세요. 제힘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어느 날 새벽 2시가 다 됐을 무렵이었다. 나는 이날 감동적인 경험을 했다. 휴대전화 채팅방에 그 친구가 성경을 읽고 녹음한 음성파일이 올라온 것이다. 늦은 시간까지 잠이 오지 않았는지 혼자 성경을 읽으며 녹음한 것이었다.

“호세아 6장… 흑흑…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흑흑.” 그녀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호세아 6장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성경을 읽는 그의 목소리는 떨림과 울음으로 섞여 있었다. 죽고 싶은 현실 앞에서 그녀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마음을 치료해 주시고 안아주시며 일으키실 것을 믿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눈물이 멈출 줄 몰랐다. 그리고 하나님께 무릎을 꿇었다. “하나님! 회개합니다. 그동안 저는 돈 많은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만을 가까이하고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 다르다고 평가하고 구분 지으며 살았습니다. 예수님이 가장 싫어하는 교만한 자로 살았습니다. 그런 제가 버젓이 예수를 믿는 그리스도인이라고 자부하며 살았습니다. 하나님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저 같은 죄인에게 그녀를 보내 주셔서 이제라도 깨닫게 하심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녀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친구가 살아나자 아이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늘 엄마의 우울한 모습만 보면서 눈치만 보던 열한 살짜리 딸은 엄마가 성경을 읽고 살아내는 모습을 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주일날 교회 카페에서 만난 그녀의 딸에게 물어봤다. “너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열심히 공부해서 엄마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이요!” 나는 아이에게 진짜 하나님을 알려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네가 정말 멋지고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하나님을 알아야 해. 이모랑 같이 성경 읽기 할래? 네가 시편 1편을 읽으면 내가 2편을 읽을게.” 그렇게 우리는 휴대전화로 시편을 서로 녹음해서 보내 주는 ‘시편 친구’가 됐다.

순수한 아이의 목소리로 꾸밈없이 읽어 내려가는 고백은 천사가 내 귓가에 들려주는 소리 같았다. 이것이 계기가 돼 나는 성경 읽기를 퍼트리게 됐다. 마음이 답답하고 외로워하는 주위 사람들과 카톡으로 ‘성경 녹음하기’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일대일로 두 명이 하는 방도 있고 많게는 열 명이 함께하는 단톡방도 있었다. 그렇게 총 16개의 ‘성경 읽기’ 방을 운영했다. 그러다 보니 매일 40장 분량을 읽게 됐다.

매일 40장 분량을 읽으려면 2시간 정도 걸린다. 만만치 않은 분량이지만 성경을 읽어나가면서 ‘성경이 꿀보다 더 달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 불경을 외우고 성경만 안 읽던 내 인생이 이제 눈만 뜨면 성경만 읽게 되는 큰 반전의 삶으로 바뀐 것이다.

정리=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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