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왼쪽)을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오른쪽)이 진보진영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뉴페이스’를 검토하는 쪽으로 기류 변화가 생긴 셈이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했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리직 고사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총리 후보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 주 중 총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의원은 지난 8일 오후 청와대 고위 인사를 통해 총리직을 고사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 인사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도 아니고, 결정할 때는 깨끗하게 한다”며 “진보 진영 일각에서 자신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SNS 등에서 시끄럽게 되니까 ‘나에 대해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정도의 의견을 (청와대에) 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김 의원이 마음을 비운 정도가 아니라 진짜 고사 의사를 밝혀서 상황을 좀 봐야 한다”며 “대통령이 당사자의 고사를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아 국정 과제를 총괄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중도적·안정적 이미지가 강점이지만 민주노총 등 노동·시민단체들이 “보수 색채가 짙다”며 총리 지명에 반발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 의원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고사의 뜻을 전했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후임 총리는 정 전 의장으로 무게추가 쏠리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이날 정 전 의장에게 검증동의서를 제출받는 등 검증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은 노무현정부 시절부터 당과 정부에서 여러 요직을 거쳤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내각을 관리할 인사로 평가받는다. 다만 그는 내년 총선에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 출마할 의사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지낸 인사가 서열 5위인 국무총리로 가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전직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2인자로 가는 게 삼권분립 정신에 반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총리 후보자 지명 시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등 국회 상황이 정리될 것으로 보이는 다음 주가 유력하다. 총선 출마 희망 공직자의 사직 기한(내년 1월 16일)과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청와대는 여전히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의 유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인사에 대해 각종 추정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다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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