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사태 40주년인 12일 서울 압구정동의 고급 중식당에서 40년 전 군사 반란을 함께했던 인물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공개한 사진이다. 임 부대표에 따르면 오찬에는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와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최세창 전 3공수여단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군사 쿠데타 40년이 되는 날인 12일 쿠데타 주역들과 함께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음식점에서 ‘샥스핀(상어지느러미) 오찬’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2·12 사태를 생각하면 자숙하고 근신하는 게 바람직할 전두환씨가 최세창, 정호용 등 쿠데타 주역들과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한 고급 중식당에서 코스 요리와 와인을 곁들인 점심을 했다”고 밝혔다. 최세창 전 3공수여단장과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은 전 전 대통령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키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진압한 장본인들이다. 오찬에는 전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 등 1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대표는 이들이 고급 요리로 알려진 샥스핀 수프가 포함된 1인당 20만원 상당의 코스 요리를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전 전 대통령에게 “12·12 당일인 오늘 자숙하고 근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냐. 기념 오찬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말했지만 동석자가 거칠게 제지하면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12·12사태 40주년인 12일 서울 압구정동의 고급 중식당에서 군사 반란 가담자들과 기념 오찬을 마친 뒤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그 앞에 서 있는 이는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다. 연합뉴스

임 부대표는 “전두환이 대화의 상당 부분을 주도했다”며 “건배사를 여러 번 하고 와인잔을 계속 부딪치면서 12·12 당일이란 점을 까맣게 잊은 듯 굉장히 밝고 축하하는 분위기 속에서 오찬을 즐기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 학살의 책임과 5공 독재에 대한 반성을 한마디도 내놓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단죄해야 할 때”라며 “전두환씨를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씨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오찬 모임은 12·12 사태와 무관한 친목 모임”이라며 “일정이 바쁜 김장환 목사 사정으로 우연히 날짜를 정했다. 식사 비용도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씨 측은 또 “오는 16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자(死者) 명예훼손 사건 공판에 출석하지 않는다”며 “정신건강 문제로 의미 있는 진술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전씨가 지난달 7일 골프장에서 목격된 데 대해서는 “운동 때문에 증세가 완만히 진행되고 있다”며 “필드에 나가면 예전의 골프 기량이 그대로 살아 있다. 골프는 고령의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권장할 만한 운동”이라고 했다. 골프 비용에 대해선 “이순자 여사가 상속받은 금융 자산을 연금보험에 넣어 생활비에 충당하고 있고, 골프 비용도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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