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이 순간이 감사하죠”

연극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 무대 준비하는 배우 변윤정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도전하는 지금의 모습이 정말 멋있어요’입니다. 다시 시작하는 요즘 큰 힘이 됩니다.”

연극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 연습 중인 배우 변윤정(사진)은 “이 순간이 그저 감사하다. 그리고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변윤정은 1993년 극단 모시는사람들에 입단한 뒤 김은숙 작가의 연극 ‘바이러스10√2’, 연극 ‘풍금소리’, 영화 ‘남자 이야기’ 등에 출연했다.

“26년 간 배우로 지냈다고 하지만 참 부끄러워요. 그중 반 이상은 학업과 후배 양성에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2019년 데뷔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많은 실수와 고민의 모든 시간이 배우로 살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인도임을 알고부터 ‘배우’라는 이름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더라고요. 그래서 도전하는 지금의 내가 기특하기도 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어려웠던 가정환경 때문에 보험설계사, 정수기 코디, 동대문 야간의류 판매원 등 한창 활동할 시기에 연기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20대를 보냈다. 결혼과 두 딸의 엄마로 30대를 보내며 삶의 방향이 180도 달라졌다.

“늦은 나이에 상명대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연기하겠다고 생각했을 때 첫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양수파열로 950g의 정말 작은 아이로 출산을 했지요. 생사를 오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그때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어요. 지금은 건강하게 잘 자라서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 큰 애를 보면서 이건 다 하나님의 사랑이며 기적이란 걸 알았죠. 그리고 그 고통의 시간을 통해 연기에 대한 마음이 더 단단해졌고 배우로서 번데기를 벗은 느낌이에요. 이젠 어떤 역이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변윤정은 배우 외에 자신에게 주어진 많은 역할 중 ‘선생님’으로 불릴 때가 무겁지만 잘하고 싶은 역할이라며 후배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려 하고 있다.

“한창 활동하던 20대 때 멘토가 없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나의 실수와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면 내 길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연기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고 먼저 가본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싶었어요. 한 걸음 한 걸음 배우의 길로 굳건하게 걸어가는 제자들을 보면 행복하고 감사하죠. 그 힘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됐어요. 이제 그 길을 같이 걷고 싶어요.”

연극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는 2018 서울 연극인 대상 극작상과 2년 연속 서울연극제 연출상을 받은 작품이다. 2019 문화예술발전유공자 오늘의 젊은 예술가 연극부문 수상자인 정범철이 직접 쓴 신작이다. 40대 중견 연극인들이 뜻을 모아 참여하는 지공연협동조합의 3번째 작품으로 새해 1월 8~19일 서울 동숭무대소극장에서 공연한다.

“9월에 연극 ‘내 사랑 외디푸스’를 시작으로 대학로 무대에 복귀했고 지금은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가끔 촬영도 하면서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이번 작업이 너무 재밌어요. 많이 배우기도 하고요.”

변윤정은 “배우인 엄마를 자랑스러워 하는 두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이길 소망한다”고 했다. 연기를 향한 그녀의 열정과 도전에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변건오 드림업 기자 guno92@dreamu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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