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에 눈뜨는 나팔꽃처럼

나의 생애는 당신을 향해 열린

아침입니다”(이해인의 ‘나팔꽃’ 중에서)

내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던 주님과의 만남을 생각해 봅니다. 주님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고 나를 위한 구속하심에 감사로 온몸이 전율하던 때를 아련한 추억으로 갖고 사는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사랑은 변하고 움직입니다. 인간이 악하기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통속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미지의 세계를 방황하지만 돌아보면 내 삶의 자리입니다.

사랑하는 주님을 위해 내 삶을 드리겠다고 서원했던 기억이 때론 책갈피에 꽂힌 마른 꽃잎처럼 빛바랜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습니다. 인간은 영원한 그분에게 붙어 있을 때만 생명의 빛깔을 간직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 듯 우리의 생명은 세상의 것으로는 충분하지 못합니다. 돈이 주는 풍요로움도, 뜨거운 애정이 가져다주는 사랑의 열정도, 젊음이 주는 강인함도 우리를 영원히 지켜주지 못합니다.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분이 내 인생의 아침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시작이고 존재의 이유라는 의미입니다. 이념도 감정도 변합니다. 그러나 그분을 향한 사랑은 날마다 우리를 새롭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고 성령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나를 살아가게 하는 아침 빛으로 올 때 나는 고단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우리에게 이런 마음을 달라고 기도해 봅니다.

비록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슬프게 하고 미래의 삶을 희망할 수 없게 하더라도 그분은 빛으로 우리에게 오시고 생명으로 우리에게 호흡을 주시기에 죄로 뒤덮인 이 대지 위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마음으로 주님을 향해 돌아서는 것이 기도며 신앙고백입니다. 거창할 것도 없지만 결코 무심히 지나갈 수 없는 이 순간이 우리에게는 소중한 삶의 시간이 됩니다. 하루의 첫 시간을 이런 마음으로 그분을 향해 열어 갈 때 우리는 그분의 선물로 세상을 기쁘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석양을 붉게 물들일 수 있는 것은 아침에 태양이 대지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듯 우리의 인생이 아름다운 석양처럼 세상을 물들이기 위해서는 아침에 그분을 향해 떠올라야만 합니다. 그분을 향해, 그분과 함께 정오의 빛을 발한 인생만이 석양의 붉음을 자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이런 삶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남태평양의 둥근 바다를 한 폭의 수채화가 되어 붉게 물들인 석양이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듯이 우리의 인생이 그런 주님의 작품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노을의 아름다움이 있으려면 정오의 작열하는 뜨거움이 있었듯이 우리의 삶도 그렇게 주님을 향해 타오르는 정열의 시간이 있기를 사모해 봅니다.

주님 당신은 나의 아침에 눈을 뜨게 만드는 사랑의 손길입니다.

주님 당신의 말소리는 내 귀에 들리는 음악입니다.

주님 당신의 손길은 내 삶의 영원한 지팡이입니다.

주님 당신의 눈길은 내 눈을 시원케 하는 안약이십니다.

이런 주님이 계심으로 내 인생은 오늘도 아침입니다.

류기성 목사(머릿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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