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1953년 7월 27일 6·25전쟁 당사국(남·북·미·중)들이 전쟁을 잠시 멈추는 데 합의하면서 한반도 곳곳에서 울려 퍼지던 총성과 포성이 멈췄다. 하지만 6·25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될 때 비로소 전쟁은 끝이 난다.

새해에는 평화협정 전 단계로 추진됐던 종전선언이 다시 논의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과 러시아가 2019년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담은 결의안 초안에는 종전선언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선언은 정치·경제적으로 남북 모두에 의미가 있다. 당장 남한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금융시장 저평가) 해소를,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북·미 평화협정 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018년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합의’ 등으로 한반도 평화 무드가 급물살을 타면서 종전선언에 관한 논의가 남북, 북·미 사이에 오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선언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 시대가 열렸다”고 못 박으며 사실상 종전을 선언했다. 미국도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에 따른 상응조치 중 하나로 종전선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쳐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비핵화 범위와 상응조치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북·미가 2019년 다시 대치 상태로 돌아서면서 종전선언 추진 방안 역시 동력을 잃게 됐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2019년 11월 발표한 담화에서 “정세 변화에 따라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라는 표현 등을 사용하며 미국과의 종전선언 체결에 더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31일 “종전선언이라는 상징적인 것보다는 제재 완화 같은 실질적인 것을 미국으로부터 얻어내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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