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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 작곡가들 생계 절벽, 저작권 보호 해법 찾아야

고정수입 없어 ‘투잡’ ‘쓰리잡’ 전전… 협회, 저작권 인식 제고 위한 콘서트

한국찬양사역자연합 회장 최인혁 전도사가 최근 경기도 안산 꿈의교회에서 열린 '기독교 음악인들을 위한 콘서트'에서 찬양을 부르고 있다. 안산=강민석 선임기자

유명 CCM곡을 다수 작곡한 40대 중반의 A씨가 한 달에 받는 저작권료는 10만~50만원 수준이다. 20대 싱글 시절엔 배가 고파도 음악을 하는 게 좋았다. 그러나 가정을 이루고 두 자녀를 낳은 뒤부턴 사정이 달라졌다. 작곡, 음악 과외, 공연 등을 하지만 고정적 수입이 없으니 평소에는 막노동,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겸할 수밖에 없다. 전일제로 근무하는 회사에 들어가려면 음악을 포기해야 했다. A씨는 “음악에만 전념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슬프다. 노후 대비는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찬양 없는 예배는 상상하기 어렵다. 찬양에서 시작해 찬양으로 끝나는 예배의 절반 이상은 찬양이다. 그러나 많은 성도가 즐겨 부르는 찬양을 만든 작곡가들은 생계유지가 어려워 ‘투잡’ ‘쓰리잡’을 해야 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회장 홍진영)는 최근 경기도 안산 꿈의교회에서 ‘기독교 음악인들을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 기독교 음악인들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기독교 음악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기획한 공연이다.

한음저협 이사인 가수 추가열씨는 “한국교회가 이만큼 성장한 데에는 기독 음악인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며 “찬송가뿐 아니라 복음성가, CCM, 워십찬양 등은 은혜로운 예배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추씨는 “그러나 찬양 작곡가 등 음악인들의 삶에는 신경 쓰지 못했고 저작권 문제도 정립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음악을 매개로 활동하는 종교 음악인과 대중 음악인의 삶은 천차만별이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교계에서 꽤 알려진 CCM 가수의 경우, 대중음악을 하는 1~2년 차 신인가수보다 못한 상황”이라며 “대중음악의 경우 ‘이 사람 노래 들어봤다’고 생각할 정도만 돼도 저작권료를 꽤 받지만, 종교음악인 중엔 생계 때문에 음악 활동을 포기하고 직장에 다니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일부 교회에서는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싶어도 어디에 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현재 기독교 음악 저작권을 관리하는 대표적 단체로 한음저협, 기독교 저작권 라이선싱 인터내셔널 CCLI, 카이오스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찬양사역자연합 회장 최인혁 전도사는 “저작권료를 받는 단체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럼 저작권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며 “작곡가들이 묵상하며 공을 들여야 좋은 곡이 나온다. 아르바이트하며 곡을 쓰지 않도록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성경적으로도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저작권 사용 때마다 일일이 계산해야 하고 저작권료도 천문학적일 것이라고 우려한다. 협회는 중소형교회를 제외한 1000명 이상의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의 패키지 저작권료로 월 10만∼50만원 정도를 부담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전국 500여개로 추산되는 1000명 이상 교회가 이렇게만 협력해도 기독교 음악 작곡가들의 생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협회에 소속된 기독교 음악가 회원은 약 400명이다.

한음저협 홍진영 회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열정과 사랑으로 음악을 만들고 있는 종교 음악인들의 저작권 보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안산=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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