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등학교 시절 지구에 꽉 들어찬 사람들이 지구 밑으로 떨어지는 그림을 보며 걱정한 적이 있다. 1960년대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세 살 터울 셋만 낳고 35세 단산하자’는 표어도 있었다고 한다. 1980년대까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표어가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예비군 동원훈련장에서 정관수술을 하면 일찍 집에 보내주곤 했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야 출산장려운동을 벌이기 시작한다. 정부 정책이 10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 것이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10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전국 출생아 수는 2만5648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1% 줄었다. 사망자는 2만5520명으로 출생아에서 사망자를 뺀 자연증가분은 128명에 불과하다. 인구 1000명당 출생자와 사망자율은 각각 5.9%로 자연증가율이 처음으로 0%를 기록했다. 조만간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아지는 날이 올 것이다. 우리나라 5000여 만명의 인구가 정점을 지나 내년부터 감소할 것이라는 얘기다.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은 정부 수립 후 처음이다. 이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저출산이 세계적인 추세라 해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문제다. 올해 3분기까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93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였다. 합계출산율이 1명에 못 미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대로 가면 인구 감소를 넘어 인구 소멸을 맞을 것이란 분석도 많다. 한마디로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5년 단위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으로 153조원을 썼다. 이렇게 많은 돈을 쓰고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은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말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좀더 세밀하게 정책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낳고 싶은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동시에 정부 탓만 하는 것도 문제다. 과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낳기 힘든 나라인가. 완벽한 조건이 갖춰지면 그때서야 아이를 낳겠다는 것인가. 나중에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나라가 망해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것은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축복이고 명령이다. 기독교인들부터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신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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