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선교는 영적 지도자 육성… 훈련 통해 ‘제자가 제자를 낳게’

중국과 인도 등지에 확산 중인 ‘T4T운동’

설훈 미국 남침례회 국제선교회 한국 부대표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 사무실에서 T4T운동의 핵심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의 선교는 교회 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영적 지도자를 계속 키워나가는 식으로 가야 합니다.”(설훈 미국 남침례회 국제선교회(IMB) 한국 부대표) “교회 짓는 게 목적이 아니라 충성스러운 한 사람을 찾는 것이 관건이에요.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거죠.”(신기황 선교사)

지난 30일 각각 만난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교회 건축’ 중심의 선교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세계 선교의 흐름을 강조했다. 해외 선교지에 한국 선교사를 파송해 교회를 여러 개 짓는 것이 아니라 선교지에서 현지인 영적 리더를 키워 그들을 각 지역으로 파송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기황(오른쪽 첫 번째) 건너편교회 선교사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가정교회 리더들과 함께 그린 그림을 들어보이는 모습.

설훈 부대표와 신기황 선교사는 2001년 미국 남침례회에서 시작된 ‘T4T(Training for Trainer) 운동’에 집중해왔다. T4T운동은 교회개척 운동의 전략 프로그램 중 하나다. 새신자를 훈련해 바로 전도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T4T운동은 대만 출신 선교사로 IMB에 몸담았던 잉 카이 목사가 개발했다.

잉 카이 목사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에서 선교하며 T4T운동을 통해 170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세례를 줬다. 개척한 교회만 15만개가 넘는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그 시작이 가난하고 무식했던 35명의 중국 시골 농부로부터였다는 점이다.

잉 카이 목사는 선교라는 주님의 지상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6가지 핵심 가치를 세워 훈련했다. ‘새 신자들을 오라고만 하지 말고 가라 할 것’ ‘전도 대상자를 선별하지 말고 모든 사람에게 전할 것’ ‘전도의 목표는 교회 구성원이 아니라 주님의 제자가 되게 하는 것’ ‘변화된 내 삶을 간증할 것’ ‘전도자가 또 다른 전도자가 될 때까지, 즉 제자가 재생산될 때까지 훈련할 것’ ‘예수님의 사랑 명령에 자발적으로 따르는 자가 될 것’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서울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 사무실에서 만난 설 부대표는 “T4T운동은 복음을 전해 예수님을 믿게 된 자를 바로 훈련해 또 다른 전도자로 가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모임 때마다 성경공부와 훈련을 시켜 제자가 제자를 낳게 만드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제자화는 4대까지는 이어져야 공동체 모임이 작동될 수 있다고 본다. 소그룹 모임을 통해 끊임없이 모이는 목적과 이유를 되짚어보며 사명을 재정립한다. 새신자를 상대로 유대감부터 오래 쌓은 뒤 나중에 전도하고 훈련하는 보통의 전도법은 거부한다.

설 부대표는 “유대감 형성이 너무 오래 걸리면 안 된다. 자칫 그동안 잘해준 동기를 의심하고 복음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초반에 솔직하게 말하고 복음을 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후에는 그들을 어떻게 훈련해 어떤 영적 리더로 키울 것인가를 계속 연구하며 훈련한다.

이는 모임이 스스로 운동성을 갖고 제자가 계속 재생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수 믿은 감격으로 복음을 전하는 평신도 위주의 사역인 만큼 성도들이 수동적으로 복음을 듣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복음을 전하게 된다. 이는 난민 등 도시 안으로 모여드는 미전도종족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선교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신 선교사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4년 전 한국에 들어온 나심(29)씨를 소개했다. 신 선교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내 아시아 교회들과 함께 아시아 일대에서 미전도종족을 대상으로 한 사역과 교회 개척 사역을 했다. 2014년부터는 한국에 건너편교회를 세워 국내에 들어온 외국 이주민들을 상대로 사역 중이다.

신 선교사가 사역 중에 알게 된 나심씨는 마약을 하던 부친과 이슬람 교육을 피해 한국에 오게 됐다. 신 선교사는 나심을 만나 신앙 훈련을 했고, 난민과 이주민을 상대로 한 목회자가 되도록 돕고 있다. 신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난민 출신 사역자들을 동역자로 보고 함께 보조를 맞춰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건물과 숫자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으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 선교사는 T4T운동이 이슬람권 국가로 이주민이 많이 발생하는 인도네시아나 방글라데시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코란의 허구성을 짚어주고 올바른 복음을 알려주면 회심이 쉽다는 것이다. 그는 “복음을 각 시대 상황이나 현지의 문화적 맥락에 맞게 적용하는 상황화가 중요하다”면서 “모든 족속을 제자 삼는 본질을 잘 유지해 충성스러운 한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 부대표도 “한국교회도 도시 안으로 모여드는 미전도종족을 훈련하고 파송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면서 “선교지 현지에서도 현지인들을 세워 마땅한 역할을 감당케 해야 한다. 각자가 그런 역할을 잘 감당하면 전도와 선교에 새로운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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