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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청년들이여, 투표로 말하라

김재중 사회2부 선임기자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강남 코엑스광장에서는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축제가 성대하게 펼쳐졌다. 산으로, 바다로 해맞이에 나선 국민은 솟아오르는 해를 보며 저마다 간절한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나 또한 가족의 건강과 우리 사회의 통합, 한반도의 평화, 경제성장 그리고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를 위해 기도했다.

올해는 무슨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새 달력을 넘겨보았다. 4·19 혁명 60주년이자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인 올해 우리는 민주화를 위해 외쳤던 그날의 함성을 되새길 것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한반도는 또다시 요동칠 것이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면 우여곡절 끝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1월 31일 실행될 것이고 7월에는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 2월부터는 미국 대통령선거를 위한 예비선거가 시작돼 12월 백악관 주인이 결정될 것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국내 정치 지형을 결정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4월 15일에 실시된다. 생애 첫 투표를 하게 된 2000년생 딸에게 소감을 물었다. 표정이 밝지 않았다. 세밑 난장판 국회를 지켜봐서인지 꼭 투표해야 하느냐는 표정이었다. 올해부터는 선거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져 약 50만명의 젊은 층 유권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월 18일부터 22일까지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할 의향을 밝힌 적극적 투표 의향층은 75.9%로 나타났다. 하지만 19~29세는 이 비율이 59%에 그쳐 젊은 층의 정치 무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19~29세 연령층은 셋 중 두 명이 부동층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20대가 정치적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상당히 주목하는 세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취업, 연애, 결혼 등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라고 한다. 청년들의 삶이 이렇게 팍팍한데도 정치권은 그들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가. 여야는 정치적 이해득실에 몰두한 나머지 청년기본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청년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고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청년들이 정치에 대해 냉소적이고 무관심한 이유를 알 만하다. 하지만 그런다고 정치가 바뀌지는 않는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청년층이 현실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투표에 적극 참여해서 자신들을 대변할 정당과 후보에 표를 던져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세상이 바뀐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30~40대는 진보 정당 지지율이 높고 50~60대는 보수 정당 지지율이 높은 편이다. 21대 총선이 박빙으로 흐를 경우 20대가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대는 조국 사태 때 우리 사회의 불공정한 현실에 분노했다. 주요 대학가에서는 촛불집회가 이어졌고 결국 대입제도 개편이라는 변화를 끌어냈다. 청년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고 무엇을 원하는지 정치권에 분명한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 자신들의 한 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책임 있는 의사표현을 해야 한다. 공허한 약속만 하는 정당에 표를 줄 것인지,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정당에 표를 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정치권은 총선이 다가오면 으레 청년들을 대변할 비례대표 후보자를 내세운다. 20대는 다른 연령층과 달리 한두 사람이 전체를 대변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고 다양한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갖고 있다. 결국 청년 한 명 한 명이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그들의 목소리가 집약되어 정치권이 제대로 인식할 수 있다. 청년들이여, 투표로 말하라. 그대들이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다.

김재중 사회2부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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