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에도 충무로는 쉬지 않고 달린다. 강제규 류승완 한재림 연상호 등 흥행 감독들의 신작이 줄줄이 관객을 만난다. 막강한 티켓파워를 보유한 배우들도 저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장르를 망라한 기대작들이 포진한 가운데, 디즈니를 위시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믿고 보는 흥행 감독들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스타 감독들이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먼저 전작 ‘내부자들’(2015)로 감독판 합산 관객 915만명을 동원한 우민호 감독이 ‘남산의 부장들’로 1월 포문을 연다. ‘내부자들’에서 함께한 이병헌과 다시 손을 잡고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사건을 스크린에 펼쳐낸다. 이병헌이 극 중 ‘박통’(이성민)을 암살한 중앙정보부장(실존인물 김재규)을 연기한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2017) 이후 3년 만에 새 작품을 내놓는다. 1990년 소말리아 내전 때 고립됐던 남과 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탈출 실화를 다룬 ‘탈출: 모가디슈’. 순제작비 150억원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로,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등이 출연한다.

남북 이슈를 다룬 기대작은 또 있다. ‘강철비2’격인 ‘정상회담’이다. ‘강철비’(2017)의 양우석 감독과 정우성 곽도원이 재회했고, 유연석이 새롭게 합류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펼쳐낸다.

‘부산행’(2016)의 연상호 감독도 그 속편 격인 ‘반도’를 선보인다. ‘부산행’ 이후 4년,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폐허가 돼버린 대한민국에서 탈출하기 위한 사투를 그린다. 강동원이 온 나라를 뒤덮은 좀비 떼와 싸우는 정석 역을, 이정현은 좀비에 맞서며 살아남은 생존자 민정 역을 각각 맡았다.

‘늑대소년’(2012)의 영광을 함께했던 송중기와 조성희 감독은 총 제작비 240억원에 빛나는 ‘승리호’로 재회했다. 한국영화 최초로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블록버스터 영화로 기대를 모은다. 송중기가 승리호 파일럿 태호 역으로 극을 이끄는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관상’(2013) ‘더 킹’(2016)으로 연타석 흥행을 거둔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으로 돌아온다. 항공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로, 송강호와 이병헌이 ‘투톱’으로 나섰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건 ‘공동경비구역 JSA’(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에 이은 네 번째다.

강제규 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열린 보스턴 국제 마라톤 대회를 다룬 ‘1947, 보스톤’(주연 하정우 배성우 임시완)을, 이준익 감독은 흑백 사극 영화 ‘자산어보’(설경구 변요한)를, 임순례 감독은 중동에서 납치된 한국인 구출 이야기 ‘교섭’(황정민 현빈)을, 윤제균 감독은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다룬 동명 뮤지컬 원작의 ‘영웅’(정성화)을 각각 선보인다.

반가운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

캐스팅만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은 작품이 있다. 공유와 박보검이 뭉친 ‘서복’이다.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지키는 임무를 맡게 된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서복을 노리는 세력들의 추적 속에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각각 드라마 ‘도깨비’(tvN)와 ‘구르미 그린 달빛’(KBS2)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두 사람이기에 작품에 대한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충무로 대표 흥행배우 하정우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공포물에 도전한다. 2019년 SBS 연기대상을 거머쥔 김남길과 ‘클로젯’에서 호흡을 맞춘다. 이사한 집에서 딸이 사라지고, 딸을 찾아 나선 아빠(하정우) 앞에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한 남자(김남길)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다.

‘공작’(2018) 이후 한동안 스크린을 떠나 무대에 섰던 황정민은 올해 다작(多作) 행보를 이어간다. ‘교섭’을 비롯해 ‘인질’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연달아 관객을 만난다. ‘인질’에서는 범죄조직에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직접 연기해 기대를 모은다. 청부살인 소재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신세계’(2013)에서 좋은 합을 보여줬던 이정재와 재회한다.

쟁쟁한 할리우드 라인업

외화 중에도 팬들을 설레게 하는 작품들이 적지 않다. 마블 스튜디오는 여성 히어로 블랙 위도우(스칼렛 조핸슨)의 이야기를 다룬 ‘블랙 위도우’와 안젤리나 졸리, 마동석 등이 출연하는 ‘이터널스’를 준비했다. DC에서도 여성 캐릭터들이 활약한다. 할리퀸(마고 로비)의 솔로 무비 ‘버즈 오브 프레이’와 갤 가돗이 주연한 전작(2017)을 잇는 ‘원더우먼 1984’를 선보인다.

디즈니 영화 중에는 여성 감독 니키 카로가 연출하는 실사판 ‘뮬란’이 관심을 끈다. 미국 국적의 중화권 스타 유역비가 남장 여전사 뮬란 역을 소화하고, 견자단 공리 등이 가세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마지막으로 제임스 본드 역을 맡는 007 시리즈 ‘007 노 타임 투 다이’와 카체이싱 액션이 일품인 ‘분노의 질주9’ 등도 기대를 모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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