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에 대한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의 선택은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줬다. 금 의원은 ‘4+1’ 협의체의 수정합의안에 찬성한다는 당론과 달리 민주당 의원 중에서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졌다. 공수처 설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에 의외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금 의원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해당 행위를 했다면 공천 배제는 물론 제명, 출당을 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당론을 거스르고 소신 투표를 한 사례는 과거에도 가끔 있었다. 노무현정부 때인 2004년 2월 이라크 전투병 파병안 표결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찬성을 권고적 당론으로 정했지만 유시민 임종석 등 12명이 반대했고 1명은 기권, 8명은 불참한 바 있다. 이듬해 12월 31일 파병연장안 표결에서도 여당 의원 31명이 반대하고 17명이 기권했다. 2017년 5월 31일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안 표결 때는 김현아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총리 인준 지연으로 국정 공백이 길어지는 것을 우려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식대로 행동하려 노력했다고 밝혔지만 당내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당론과 소신이 다를 경우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가는 오래된 논란거리다. 당론을 소신보다 더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정치적 신념이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한 게 정당이기 때문에 당론 거부는 정당 정치의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내부 토론 등 민주적 절차를 거쳐 당론이 정해지면 승복하는 게 민주주의의 원리에 맞는다는 논리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4+1’ 합의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결국 소신을 접고 찬성표를 던졌다.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소신 투표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헌법 제46조에는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금 의원의 선택은국익을 위한 소신이었을까, 검찰 개혁이란 시대적 소명을 가벼이 여긴 아집이었을까. 소신은 존중돼야겠지만 당론을 어긴 데 따른 당내 비판은 그가 감수해야 할 몫이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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