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은 하루 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수십 년간 잘못된 생활습관과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나쁜 습관은 과감히 버리고 좋은 습관만 챙겨 건강한 삶을 꾸리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거창한 계획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전략을 잘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일상에서 지키면 좋은 새해 건강 습관들을 4명의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 백유진 대한금연학회장,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박현아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노영 가천의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가 참여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 금연 시도하기 전 1주일 정도 예행 연습해 봐라
흡연 갈증날 때 바로 일어나 나가지 말고 생수병을 비치해 놓고 한 모금씩 마셔라



늘 그렇듯, 흡연자들의 새해 성취 제1목표는 금연이다. 그리고 가장 빨리 순위에서 사라진다. 이처럼 매번 금연 실패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올해는 금연 시도 전 예행 연습을 해볼 것을 권한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하루 10번을 건물 밖으로 나간다면 그런 행동을 5번으로 줄이고 나머지 5번은 다음과 같은 일을 해보자. 흡연 갈증이 일어날 때 바로 일어나 밖으로 나가지 말고 이번 한 번은 예행연습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것이다.

우선 500㎖ 플라스틱 생수병을 사무실 책상 위에 비치해 놓는다. 둘째, (흡연)갈증이 일어날 때마다 ‘갈증이 일어난다’고 똑똑히 느낀다. 절대 바로 갈증을 해소하려 들지 않는다. 셋째, 갈증의 느낌이 처음부터 끝까지 명확하게 느껴지면 생수통 뚜껑을 천천히 따서 한 모금 마신다. 급하게 벌컥벌컥 마시지 말라. 넷째, 한 모금씩 홀짝홀짝 마셨을 때 물맛을 천천히 음미한다. 다섯째, 홀짝홀짝 마시면서 (흡연)갈증이 내 몸에서 해소돼 간다고 상상한다. 여섯째, 갈증에서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지면 그 느낌을 10초가량 간직하자(‘내 몸의 갈증은 해소돼 지금 편안하다’고 되뇌이며 그 느낌에 집중한다). 일곱째, 이런 일련의 행동을 통해 (흡연)갈증이 가라앉으면 하던 일을 계속하든지 업무나 학업에 집중한다.

이렇게 3~4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흡연 갈증을 다루는데 자신감이 붙을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금연 개시일이 되면 단 한 모금의 담배도 피우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피우고 싶은 갈증이 일어날 때마다 대신 생수를 홀짝거린다. 충분한 예행 연습을 했기 때문에 생수를 천천히 홀짝거리며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흡연 갈증이 사라질 것이다.

생수 대신 본인이 선택한 다른 방법으로 대체해도 상관없다(차 마시기나 심호흡하기). 다만, 어떤 방법을 이용하든지 금연 개시 전에 예행 연습을 1주일 정도 하면서 마스터해 놓아야 한다. 덤으로 금연 보조제나 먹는 금연약물의 도움을 받는다면 흡연 갈증 자체가 많이 줄어든다.

백유진 대한금연학회장·한림대의대 교수

▒ 신체적 능력에 맞는 운동, 혼자보다 함께 해라
목표 세우고 약간의 피로가 올 정도 효과 운동량 단계적으로 늘리고 규칙적이어야



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사람이 건강을 위한 운동 계획을 세우곤 한다. 연초 시작한 운동을 꾸준히 하려면 몇 가지 명심할 게 있다.

먼저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 과거 즐겼던 운동이나 자신의 신체적 능력에 맞는 운동, 그리고 자기 여건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 또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나 지병이 있다면 전문가의 운동처방을 받은 뒤 그에 맞는 운동 종목과 강도로 해야 한다.

운동을 시작했다면 그 운동에 재미를 빨리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재미를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는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운동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다이어트나 마라톤 완주 등의 목표가 확실한 동기를 부여한다. 또 함께 운동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다. 혼자 하는 경우에는 포기하기 쉬우나 함께 하면 서로 격려해 주며 이끌어줘 서로의 운동 효과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운동은 약간의 피로가 올 정도로 해야 한다. 근육 운동의 경우 30회 이상 반복하면서 피로를 느끼는 상태에서 휴식을 하고 또 시작해 피곤하면 쉬는 형태로 한다. 그리고 최대 맥박치의 65~75%가 되도록 운동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220을 기준으로 자기 나이를 뺀 수치가 최대 맥박치다. 만일 40세면 180맥박이 된다. 180의 70% 즉, 1분에 126회의 맥박이 뛰도록 해야 운동 효과나 안전 면에서 의미가 있다.

운동량은 단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한번에 10% 이상 증량은 부상 위험이 따른다. 1주일에 3~4회, 하루 1시간 이내 운동량이 적당하다. 무엇보다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어느 날은 너무 많이 해서 피곤해 1주일 쉬거나 기분나면 몇 배를 하는 식 등은 금물이다. 심장과 근육에 규칙적으로 예고된 상태의 운동 부하를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끝으로 부상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통증은 부상을 알려주는 경고 신호다. 가벼운 통증을 무시하다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항상 몸의 이상 신호에 신경써야 한다.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을 잊지 말자.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 혈관 노화·질환 촉진하는 뱃살 관리에 신경써야
흰쌀밥·달달한 음료수 등 섭취 줄이고 스트레스 관리와 주 3회 이상 운동 중요



뇌졸중이나 심장병 같은 혈관 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고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 중환자실이나 요양병원에서 기한없이 버텨야 한다. 오래된 보일러 파이프처럼 혈관도 나이 들수록 딱딱해지고 좁아진다. 쉽게 터지거나 막히는 이유다. 혈관의 노화를 의학 용어로 동맥경화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젊고 건강한 혈관을 유지할 수 있을까. 딱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허리둘레 관리다. 청년기를 지나 중장년기로 접어들면 누구나 배가 나온다. 문제는 배가 나오면 뱃살에서 노화를 촉진하는 호르몬들이 나와 혈관을 더 늙게 만든다는 점이다.

허리둘레 관리를 위해 필요한 첫 번째는 운동이다. 운동은 좀 숨이 찰 정도로 강도 있게 해야 한다. 빨리 걷기, 수영, 실내자전거, 에어로빅 등 무엇이든 좋다. 한번 운동으로 혈관을 말랑거리게 하는 효과는 길어야 이틀이다. 주말에만 몰아서 하는 운동보다는 최소 주 3회 이상 나눠서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먹기다. 삼겹살, 갈비, 꽃등심을 매일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혈관에 가장 나쁜 식품은 고기보다는 당분이다. 쌀·밀가루 음식 전체, 고구마와 감자, 달달한 음료수, 너무 많이 먹는 과일이 문제다. 곡류를 발효시켜 만드는 술도 몸 안에서는 당분처럼 행동하므로 하루 한두 잔 이내가 좋다. 반면 챙겨 먹어야 할 식품은 채소, 현미와 잡곡밥, 약간의 껍질째 과일, 살코기와 등푸른생선, 간식으로 먹는 저지방 유제품과 견과류다. 어떠한 식품도 살찔 만큼 먹어서는 독이 된다.

세 번째는 스트레스 관리다. 열 받아서 뒷머리가 지끈거리고 가슴이 쿵쾅대는 순간 나오는 스트레스 호르몬은 뱃살과 혈관 노화의 주범이다. 암도 일으킨다. 좀 미운 사람이 있어도 허깨비로 생각하고 나보다 한 치 밑의 사람들을 둘러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네 번째는 잘 자는 것. 잠이야말로 우리 몸이 진정으로 힐링되는 순간이다. 낮에 받았던 감정의 상처, 몸의 고장이 깊게 잠든 동안 수리된다. 잠을 방해하는 카페인, 야식, 스마트폰은 멀리해야 한다.

박현아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꾸준한 사회활동, 뇌 건강 지켜 치매 발병률 낮춰
생선·녹색 잎채소 섭취, 뇌 건강에 좋고 치매 위험 높이는 우울증 적극 치료해야



알츠하이머병 같은 치매는 아직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예방과 함께 발병을 늦추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년부터 뇌 건강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40대 이후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 비만, 흡연, 우울증, 수면장애 등 뇌에 손상을 주는 위험 요인들을 잘 관리하면 치매의 약 30%를 막을 수 있다.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물질도 뇌 위축과 인지 기능 저하, 치매 발생을 부추기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가급적 피해야 한다.

몸속 염증을 일으키는 음식들도 뇌 건강에 좋지 않다. 흰쌀밥이나 흰밀가루 등 정제된 탄수화물, 도넛·감자튀김 등 튀긴 음식, 탄산 및 가당 음료, 가공육류, 동물성 유지 등이 해당된다. 반대로 몸의 염증을 낮추는 식품들은 뇌에 좋다. 미국 하버드대는 베리류, 생선, 짙은 녹색 잎채소(시금치, 케일 등), 너트류(호두, 아몬드 등), 올리브 오일, 통곡물, 요거트, 십자화과 야채(브로콜리, 양배추 등), 콩류, 토마토가 이에 해당된다고 보고했다.

평소 뇌의 ‘인지 예비능(뇌질환에 견디는 능력)’을 키우는 노력도 중요하다. 청력을 잘 보존하고 두뇌 활동을 활발히 유지하도록 한다. 사교 모임 등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사회활동을 부지런히 하는 것이 뇌 건강에 유익하다.

최근 연구에서 60대에 거의 매일 사회활동을 가진 사람들은 한 달에 한두 번 한 사람들에 비해 70, 80대가 됐을 때 치매 발병 위험성이 현저히 낮게 나왔다. 사회활동은 기억력, 언어능력 등을 계속 훈련하게 하고 인지 예비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치매 위험을 높이는 걸로 알려진 우울증은 적극 치료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젊은 뇌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중년기에 운동을 많이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노년에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또 노년에 1주일 3회, 한 번에 40분 정도 운동을 꾸준히 하면 운동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고의 속도, 주의 집중력, 시간 관리 능력 등 인지 기능에 있어 우위에 설 수 있다.

노영 가천의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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