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을 지나 총선 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거대 양당의 지지층은 점점 더 결집하는 모양새다. 눈길이 쏠리는 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과 ‘무당층’의 향배다. 두 당의 지지율 격차가 10% 포인트 안팎에서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남은 100일 동안 이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각 당 지지층이 이미 결집할 대로 결집한 현재 상황에서 4월 총선은 결국 중도층 표심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6일 “결국 중도층에게 정권심판론과 야권심판론 중 어느 주장이 더 먹힐지가 관건”이라며 “야권과 여권에서 선거 연대나 이합집산이 어떻게 이뤄지느냐도 변수”라고 말했다. 중도층이 제3지대 신당 세력에게 마음을 줄 수도 있고, 아니면 이합집산 결과에 따라 결국 보수, 진보 일대일 대결 구도로 수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구가 가장 많은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은 중도층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보수통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에 따라 중도층 표심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용근 지앤컴리서치 대표는 “그동안 선거에서는 양쪽 진영 모두에게 (표심을 움직일) 변수가 있었다면 이번 선거는 한국당이 독립변수이고 민주당은 종속변수 정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지금처럼 한국당이 극우 세력에게만 호소할 것인지, 아니면 중도 세력까지 끌어안을 수 있을지에 따라 한국당 득표율이 급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중도층·무당층으로 분류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샤이 보수’라는 관측이 많다. 민주당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여론조사보다 실제 투표했을 때 야당 지지층이 5~10% 포인트 더 많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무당층 비율이 높은 20대의 마음을 어느 당이 사로잡을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20대의 무당층 비율(35%)은 다른 연령대보다 2배 가까이 높다. 특히 내년 총선에선 선거연령이 만 18세로 확대되기 때문에 10대와 20대 유권자 표심을 누가 잡느냐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인재 영입과 청년 타깃 공약으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공천에서 청년에게 가산점을 주고, 경선 비용을 지원해주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입인재 1호와 2호도 모두 청년이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2030세대의 지지율이 낮은 점을 의식해 청년과의 소통, 이미지 쇄신 등을 강조하고 있다. 정의당도 당선권 비례 순번의 20%를 청년들에게 할당하고, 지역구에 도전하는 후보들을 위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새로운보수당은 아예 ‘중도·청년정당’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중도층 유권자들이 교차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변수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진보 진영에서는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를 다른 당으로 찍는 교차투표가 활발하게 벌어졌다. 새누리당은 당시 지역구 득표율(38.3%)과 정당득표율(33.5%)이 거의 일치했지만, 민주당은 지역구 득표율(37.0%)보다 정당득표율(25.5%)이 훨씬 낮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수 정치권도 새로운보수당, 우리공화당으로 분열돼 있어 표가 분산될 수 있다. 보수층이 얼마나 집중적으로 교차투표를 할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신재희 박재현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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