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노사민정협의회 구성원들이 지난해 4월 ‘2019 노사민정사업’ 심의에 앞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울산 북구청 제공

울산 북구 노사민정협의회는 요즘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체와 노동조합, 주민, 지방자치단체가 협력을 통해 노사상생 문화를 정립했기 때문이다.

울산 북구에는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관련 부품 제조 중소기업이 북구지역 산업의 60%를 차지한다. 때문에 북구는 ‘자동차의 도시’ 또는 ‘노동자의 도시’라 불린다.

이곳 9개 산업단지에 입주한 816개 제조업체 중 50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는 748곳. 영세한 업체들이니만큼 대기업과의 임금, 복지, 처우 격차는 클 수 밖에 없다. 북구는 이들의 고충을 들어주기 위해 노사민정 협력사업을 추진했다.

협의회 구성을 살펴보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양대 노총이 함께 참여하고, 지역 산업단지협의회 회장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하부회의인 실무협의회 역시 양대 노총 및 경영자단체에서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을 바탕으로 2007년 1월 16일 처음 노사민정협의회를 구성한 이후 지금까지 3차례 대통령 표창, 3차례 국무총리 표창을 비롯해 2019년까지 12년 동안 9번이나 우수 자치단체에 선정됐다. 2012년 부터 추진한 아파트 노동자 휴게실 개선사업의 경우 경기 수원시와 충남 아산시, 강원 속초시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구 노사민정협의회는 작년에도 노사민정 협력 강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고용 확대, 차별없는 노사상생 문화정착, 지역사회공헌 등 4개 분야로 나눠 23개 사업을 중점 추진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협의회의 싱크탱크인 고용포럼은 고용·노동 관련 전문가로 구성돼 새로운 의제를 발굴하고 노사민정 협력사업에 대한 정책적 제안을 하고 있다.

돋보이는 사업중 하나는 ‘노동정책특별보좌관’이다. 노동정책특별보좌관은 이동권 북구청장은 취임 당시 공약으로 노사민정협의회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작년 4월에 채용됐다. 지자체의 행정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노사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지자체와 현장을 이어 주는 중간고리 역할을 하는 자리다. 지역 노동 현안이 원만하게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노동특보 채용 이후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등 13개 노동단체 현장을 찾았고, 기업과 노동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코스트코 관련 구상금 문제 해결에 노동특보의 역할이 빛났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평소 노동특보와 유기적 협조 체계를 구축했던 지역 노동조합이 북구청과 전 구청장 측의 중재를 위해 수차례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문제 해결의 가교 역할을 했다.

작년에는 대규모 사회공헌사업도 이끌어냈다. 북구는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와 당사해상캠핑장 조성 사회공헌특별기금 30억원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협의회위원장인 이 구청장이 공을 들인 사업으로 현대차는 지난 4월 노사 합의를 거쳐 사회공헌기금 30억원을 시민의 여가문화 확산과 체류형 관광산업 육성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협력 사회공헌방안에 따라 올해 10월 들어설 해상캠핑장 조감도.

당사해상캠핑장은 당사동 508번지 일원 공유수면에 약 25면의 캠핑장을 설치하는 것으로, 전국 최초 바다 위 캠핑장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북구는 2020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 북구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많다보니 ‘산업 안전’과 ‘노동자 건강’ 문제가 큰 화두다. 협의회가 운영하는 건강지원사업이 지역의 취약계층 노동자가 건강한 노동력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북구지역 사업장중 92%의 사업장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관리담당자 선임 의무가 없어 근로자들의 건강권 보장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북구는 지난해 ‘취약노동자 건강지원 조례’ 제정을 추진해 지속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운수노동자와 소규모사업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건강검진’을 진행중이다.

이 사업은 2018년 9월 현대자동차 노·사로 부터 전문적인 의료장비와 기동력을 갖춘 건강버스를 기부 받아 보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버스는 전문인력을 투입해 건강관리의 기본인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등 기초검사항목과 체성분, 골밀도, 직무 스트레스와 같은 건강측정을 실시해 주민 건강 요구를 적극 지원한다.

북구는 이 밖에도 비정규직노동자를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운영, 노동인권지킴이 양성, 산업현장 4대 필수 안전수칙 준수 캠페인, 외국인근로자 노동인권 보호사업, 퇴직자 교육지원 등을 통해 노사민정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노사민정협의회는 중소기업의 경영지원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드데도 앞장서고 있다.

협의회에서는 시제품 제작, 첨단장비 활용, 국내외 특허·인증 지원, 연구개발 사전단계 기술개발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2015년 미래형 자동차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산·관·연이 협력해 차세대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했다. 2018년 33개사, 그리고 지난해 37개사를 지원했다. 대상 업체들의 기대 매출이 상승했고 수출도 늘었다. 덕분에 신규고용이 이뤄졌고, 업체별 특허출원 등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7일 “지역의 노사민정 자원이 서로 협력해 상생의 노사민정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써 온 결과 매년 좋은 평가와 성과가 뒤따랐다”며 “앞으로도 노사민정이 소통하고 공감해 정책과 산업 환경의 변화에 발맞춘 사업을 적극 추진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동권 북구청장
“노력으로 일군 노사민정 협력… 노동자 도시 북구의 기둥이죠”


“ 노사가 상생하고 지속가능한 산업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울산 북구 노사민정협의회 위원장인 이동권(사진) 북구청장은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어느 지역보다 탄탄하고 끈끈한 노사민정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협의회가 운영되면서 대립과 반목으로 점철된 노사관계에 마침표를 찍고, 기업체와 노동조합, 주민, 지자체 등 각 주체가 참여하는 상생의 신(新) 노사문화가 정립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제 협의회는 북구 존립의 원천”이라며 “북구는 현대차 노사관계,현대차와 하청업체간 상생협력, 기업·노동자와 지역사회의 공존여부에 크게 의존할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 협의회가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되고 있는 것은 투쟁과 반목으로 얼룩진 지역의 노사문화 개선을 위해 줄기차게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이 구청장은 “기업 노동조합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수많은 역할을 해왔다”며 “이들의 의지와 실천력이 받쳐주기 때문에 우리 협의회가 유지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구청장은 노동특보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울산하면 대한민국 굴뚝산업의 상징이고, 그중에서도 북구는산업단지와 공장이 즐비한 노동자의 도시”라면서 “그동안 지자체와 노동계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는 데 노동특보를 통해 유기적인 협조체계가 더 잘 짜여지게 됐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마지막으로 “퇴직자지원센터 건립을 추진중”이라며 “지역 기관과 단체 등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들이 다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 사회공헌활동으로 인생을 재설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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