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첫 주에 20% 가까운 시청률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진부한 스토리에도 한석규 등 배우들의 열연과 감동적인 에피소드, 속도감 넘치는 전개가 시선을 붙든다. SBS 제공

김사부가 돌아왔다. 3년 만에 복귀한 이 천재 의사는 여전히 소신에 차 있고 열정적이며, 낭만적이었다. 시청자들은 벌써 깊숙이 빠져들었다. 2회 만에 시청률 18%(닐슨코리아)로 화제 몰이 중인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SBS·이하 김사부) 얘기다.

극은 강원도 정선의 허름한 병원인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한 의사들의 성장기다. 배우들의 호연이 두루 돋보이지만 최고는 역시 한석규다. 그는 극의 중심에서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27%가 넘는 시청률로 사랑받았던 시즌1의 동주(유연석)와 서정(서현진) 대신 시즌2에는 우진(안효섭)과 은재(이성경)가 나온다. 설정이 매우 흡사한데, 뛰어난 2년차 펠로우 우진은 가난 탓에 각자도생의 신념으로 사는 인물이고, 은재는 노력형 천재이나 실전엔 젬병이다. 의사로서 ‘결핍’된 이들은 전작처럼 “사람을 살리는 것만 생각하는” 사부(한석규)를 만나 성장해간다.

잘 알려졌다시피 ‘제빵왕 김탁구’(2010)를 집필한 강은경 작가가 썼다. 미니시리즈로는 파격적인 방송시간 80분이 금세 지나가지만, 구성만 보면 진부한 게 사실이다. 흥미로운 요소들을 한데 버무린 듯한 느낌이 적지 않다. 메디컬 드라마에 굳이 우진-은재의 로맨스를 살짝 묻히는 것에서 일종의 강박이 드러난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선악으로 나뉘는 인물 전형성 등으로 인해 자칫 판에 박힌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디테일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단점에도 극이 큰 응원을 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대중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탁월함이 있어서다. 김사부의 방점은 ‘닥터’가 아니라 ‘낭만’에 찍혀있다. 김사부는 ‘하얀거탑’(2007)류의 의학극이 추구해온 리얼리티 대신 인간적 가치들에 집중한다. 벙거지를 쓴 사부와 초라한 돌담병원은 신념 정의 생명 등 현실에서 밀려난, “낭만적”이라고 폄하된 것들의 은유다. 반면 재단 이사장이자 사부의 적수 윤완(최진호)은 돈과 권력을 상징하는 인물인데, 그는 눈엣가시인 돌담병원을 잠식하려 사사건건 사부를 괴롭힐 것이다.

결국 극의 근저에 깔린 건 삶에 위계를 나누는 시장 논리(윤완-거대병원)와 생명은 모두 공평하고 소중하다는 논리(사부-돌담병원) 사이의 경쟁이다. 극이 낭만적이지 않은 현실에 지친 시청자 마음을 빨아들이는 지점도 바로 여기인데, 우여곡절 끝에 사부의 손을 들어줄 극은 진한 감동을 전할 것이다.

결말이 짐작 가능하다는 건 물론 큰 약점이다. 전작의 일부 에피소드는 개연성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드라마로라도 위로받고픈 시청자들의 마음에 힘입어 시청률은 더 올라갈 듯하다. 비상경영에 들어간 KBS와 MBC가 월화극을 중단해 지상파 드라마 경쟁작이 없다는 호재도 겹쳤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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