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1인 가구’, 이젠 교회가 먼저 품어야

문선연이 꼽은 올해 문화선교 과제

김지혜 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왼쪽 두 번째)이 9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열린 ‘2020 문화선교 트렌드’ 문화포럼에서 “1인 가구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비혼주의자인 30대 후반 여성 A씨는 ‘투잡’ ‘쓰리잡’을 하며 바쁜 일상을 보낸다. 현재 하는 일에 만족하며 주말엔 동호회 활동도 한다. A씨는 형제의 이혼과 지인들의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보며 결혼 생각을 접었다. A씨는 “결혼 후 분주한 ‘워킹맘’으로 살고 싶지 않다. 시댁 경조사 등 챙겨야 할 것도 많은데 그런 쪽에 신경을 쓰는 것도 힘들 것 같다”며 “비혼 의지가 강한데 어른들은 결혼을 채근하기만 하니 괴롭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지난해 12월 발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모든 가구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인 29.8%를 차지했다. 2인 가구는 29.6%를 기록했다. 사별 이혼 별거 외에도 만혼과 비혼이 1인 가구 급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다시 1인 가구로 한국사회의 가구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1인 가구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필요하며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문화적·구조적 변화가 요구된다.

문화선교연구원(문선연·원장 백광훈 목사)은 9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2020 문화선교 트렌드’라는 주제로 문화포럼을 열고 올해 한국사회 흐름을 짚으며 교회의 선교적 과제를 전망했다.

김지혜 문선연 책임연구원은 ‘2020 한국 청년문화 및 기독교문화의 전망과 과제’를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1인 가구가 증가하는데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교회 시스템이 거의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교회는 30~40대 비혼자를 결혼이 시급한 청년으로 여긴다”며 “이들은 청년부나 장년부 어디에도 편입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 교회는 혼인과 출산을 통해 부부와 자녀 세대로 이뤄진 가족만 이상적인 모습으로 여긴다”며 “비혼 1인 가구를 향한 부정적 시선을 견디다 못해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교회 공동체를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1인 가구는 생업 및 취미, 여행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할애한다. 공동체 참여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생활을 누리기 원하는 1인 세대에게 교회는 어떤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최근 일부 교회에선 세대별·지역별로 구획된 구역 대신 관심사에 따라 구역을 편성하는 등 새로운 가구 구성원을 포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삶의 다양한 방식을 수용하고 존중하면서 이들의 필요를 채우는 방식으로 새로운 관계망 마련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또 “1인 생활을 하다 보면 외로움 식사 건강 주거 안전 등의 측면에서 취약함을 느낄 수 있다”며 “1인 가구가 교회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고 기쁘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게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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