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자마자 추미애씨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장관이 임명된 지 6일 만에 검사장급 인사까지 단행했다. 미국과 이란이 폭격을 주고받는 사이에 군사작전이 일어나듯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무엇에 쫓기듯 급했던 검사장급 인사와 뒤이어 벌어진 상황에 대해 국민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검찰청법에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행하며,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런데 이번 인사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의견을 듣겠다며 장관실로 오라고 했지만 검찰총장은 지금까지의 관례와 달리 인사안을 미리 보여주지도 않고 검찰인사위원회가 개최되기 30분 전에 만나겠다는 것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응하지 않았다고 하고,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이 자신의 명을 거역하고 계속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대통령의 재가를 받게 됐다고 한다. 검사에 대한 최종 인사권자는 대통령이지만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제청하도록 한 것은 노무현정부 시절에 오랫동안의 관행을 분명히 하여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협의를 거쳐 검사 인사를 공정하게 하도록 한 것이다. 인사 대상자인 검사장급 이상 32명 대부분은 법무부가 아닌 검찰청 소속이 되고 검찰청의 사무를 총괄하며 지휘, 감독하는 자가 바로 검찰총장이기에 위 규정이 없는 경우라도 인사를 하기 전에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결국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전혀 다른 인사를 하고 싶었기에 검찰청법을 위반하고 말았다.

인사 직후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 이번 인사를 능력과 전문성에 따른 매우 공정한 인사라고 자평까지 했다. 그런데 사실은 검찰총장 교체에 따라 불과 6개월 전에 인사가 있었기에 법무부 장관이 새로 교체됐다고 하여 급히 인사를 할 이유가 없었다. 더군다나 임명되고 업무 파악도 전혀 없이 며칠 만에 도대체 어떤 평가를 할 수 있었단 말인가. 명색이 검사장이면 차관급인데, 장관 얼굴이라도 제대로 알고 있었을까. 검찰 내에 누구나 인정하는 요직 4자리에 모두 호남 출신이 임명되었는데도 지역 안배를 한 가장 균형 있는 인사라고 우기니 기가 찰 노릇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이번 인사는 청와대의 민정비서관과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주도한 것이라고 하니 법무부 장관은 꼭두각시였는지도 모르겠다.

무엇 때문인가. 현재의 검찰총장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에 따라 임명됐다. 임명되는 날 대통령은 ‘우리 윤 총장님은 살아 있는 권력에도 비리가 있으면 엄정하게 수사해 달라’는 격려까지 했다. 그런데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에서 시작해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그야말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계속했다. 급기야 수사 대상에 현 권력 실세뿐만 아니라 대통령까지 거론되자 노골적으로 검찰 수사를 비난하고 설마 했던 검찰 인사에 개입해 현재 진행되는 사건들을 지휘하는 검사장들을 모두 인사조치하는 대참사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럼에도 인사 의견을 내지 않았다며 검찰총장을 항명으로 몰고 징계를 거론하며, 앞으로 검찰 직제 개편과 중간간부급 인사까지 계속해 수사를 옥죄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수사 방해다. 도대체 무엇이 사법 적폐인가. 그리고 국회에서는 여당과 동조하는 일부 정당이 합쳐서 공직선거법 개정에 이어 공수처법 등을 줄줄이 통과시키고 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독재가 아니고 무엇인가.

대통령은 이것조차 검찰 개혁이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많은 국민은 검찰이 이전과 달리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검찰 개혁을 실감하며 현 정권의 위선적 형태에 의아심을 넘어 분노할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그토록 두려워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럴수록 그 실체가 하루빨리 밝혀져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막으려는 행위가 더 큰 잘못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미 시작된 수사를 멈출 검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며, 지금 대통령까지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곧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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