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과반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금통위원 7명 가운데 4명이 오는 4월 20일을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시장에선 ‘4인방’이 물러나기 전 한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신임 금통위원의 적응기를 고려하면 향후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오는 4월 총선 전에 금리를 전격적으로 내리면서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을 지원사격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오는 17일 열리는 올해 첫 금통위에선 ‘동결’ 가능성이 높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고승범·신인석·이일형·조동철 금통위원이 오는 4월 임기를 마친다. 당연직인 이주열 한은 총재, 윤면식 부총재를 포함해 신임인 임지원 금통위원만 남고 과반이 바뀌는 셈이다. 임기 만료 전까지 남아 있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이달 17일, 다음 달 27일, 4월 9일 세 차례다.

전문가들은 ‘금통위원 물갈이’ 전에 한 차례 기준금리 하향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신인석·조동철 금통위원이 저물가 흐름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할 수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선 금통위원 교체를 동결 신호로 받아들여왔다. 신임 금통위원이 곧바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후임 금통위원의 적응 기간을 감안하면 향후 금리 조정 적기를 놓칠 수 있어 교체 전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다 한은이 총선을 치르기 전에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차를 두고 금리 인하 효과를 보려면 다음 달에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오는 17일 금통위에선 ‘동결’ 쪽으로 힘이 실린다. 한은 입장에선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데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감안할 때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 부담스럽다.

김두언 KB증권 선임연구원은 “통화정책 여력이 거의 소진된 한은이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역행하면서까지 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이라면서 “이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얼마나 나오는지에 따라 다음 달 금통위 전망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소비가 회복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한은이 1월부터 금리를 내려 경제가 나쁘다는 신호를 굳이 내보내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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