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학사비리·사모펀드 관련 범죄 증거를 숨긴 혐의(증거은닉)로 7일 재판에 넘겨진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의 범죄사실이 공개됐다.

정 교수가 김씨에게 동양대 연구실 컴퓨터 은닉을 지시할 때 “본체를 통째로 들고 가 용산에서 교체하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도 드러났다.

국민일보가 13일 입수한 김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8월 28일 정 교수로부터 “압수수색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택 서재에 있는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 교체에는 그가 정 교수가 준 신용카드로 서울 남부터미널 인근 전자상가에서 구입한 새 하드디스크가 활용됐다. 이날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가 전국 대학들과 웅동학원, 사모펀드 운용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다음 날이었다. 조 전 장관의 자택은 압수수색 장소에서 빠져 있었다.

김씨는 3일 뒤인 지난해 8월 31일에는 정 교수로부터 “동양대에 내려가자” “교체할 하드디스크를 챙겨 집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김씨는 조 전 장관의 자택에서 정 교수로부터 3개의 하드디스크를 건네받았다. 직접 떼어냈던 하드디스크 2개 중 1개, 그리고 정 교수의 아들 컴퓨터에 설치돼 있던 하드디스크 2개 등 총 3개였다. 정 교수는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잘 숨겨놓으라”고 지시했고, 김씨는 이 하드디스크들을 자신이 타고 온 타인 명의의 캐딜락 승용차에 보관했다.

김씨는 승용차에 정 교수를 태우고 경북 영주의 동양대로 향했다. 그는 정 교수의 교수실 컴퓨터 하드디스크까지 교체하려 했지만 건물 출입문이 닫히는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정 교수는 “본체를 통째로 들고 가 용산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라”고 지시했고, 김씨는 컴퓨터 본체를 들고나와 승용차에 실었다. 김씨는 하드디스크들과 컴퓨터 본체를 승용차, 자신의 헬스장 보관함 등에 숨겨 뒀다.

김씨는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인정했다” “그 행위 자체로는 증거인멸이라고 인정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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