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신임 검사장들이 첫 출근한 13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은 평소 회의시간보다 늦게 간부들을 소집했다. 유임된 한동수 감찰부장을 제외하면 이정수 기획조정부장,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 김관정 형사부장, 배용원 공공수사부장, 이수권 인권부장 모두 지난 8일 법무부가 단행한 고위급 인사로 교체된 참모진이다.

부임 축하인사를 전한 윤 총장은 무엇보다 “업무파악을 신속하게 해달라” “인수인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단행된 고위직 인사인 만큼 진행 중인 수사나 공판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는 당부였다. 윤 총장은 검사장 한 명 한 명에게 부서별 업무의 중요성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간 조금 넘는 회의가 끝난 뒤 대검 7층은 검사장 사무실을 방문한 직원들로 잠시 북적였다. 직원들은 소속된 부서 앞 복도에 도열해 있다가 차례차례 검사장실에 들어가 짧은 인사를 나눴다. 몇몇 사무실에선 웃음소리도 흘러나왔다. 윤 총장은 신임 검사장들의 적응 기간을 고려해 당분간 오전 간부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부서별로 업무보고만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검찰 내부는 법무부와의 인사 갈등으로 여전히 뒤숭숭한 분위기다. ‘윤석열 사단’이 전원 교체된 대검검사급 인사에 이어 이번 주엔 중간간부급 인사가 예고돼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비리 수사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팀 지휘부가 대거 물갈이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희도 대검찰청 감찰2과장은 검찰 내부통신망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글을 실명으로 올렸다. 그는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특정사건 관련 수사담당자를 찍어내는 등 불공정한 인사를 하신다면 저는 장관님께서 말씀하시는 검찰 개혁이라는 것이 검찰을 특정세력에게만 충성하게 만드는 ‘가짜 검찰 개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동부지검장 이임사에서 “수사와 공판에선 피아를 구분하지 말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치와의 전쟁에서는 피아 구분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사와 공판이라는 사법의 영역에서조차 피아를 구분하기 시작하면 우리 사회의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다”고 했다. 동부지검은 현재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데, 검찰 본연의 업무를 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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