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빗썸이 800억원대 세금을 통보받으면서 ‘가상화폐세(稅)’가 다시 시선을 끌고 있다. 일단 빗썸에 매겨진 세금은 외국인의 가상화폐 투자소득에 부과한 것이다. 정부는 2017년부터 ‘내국인 가상화폐세’를 내부 검토 중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과세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일단 내국인에 대한 가상화폐 과세는 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모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부가가치세와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부가세와 거래세는 도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가상화폐 과세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해야 한다. 그동안 논의됐던 가상화폐 과세 방안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이와 달리 국세청이 빗썸에 부과한 세금은 외국인을 표적으로 한다. 소득세법에선 외국인인 ‘비거주자’의 국내원천 기타소득에 대해 ‘부동산 외 국내자산을 양도함으로써 생기는 소득’ ‘국내에 있는 자산과 관련해 받은 경제적 이익으로 생기는 소득’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세청은 빗썸 회원 중 ‘외국인’이 얻은 이익에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법 해석’이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내국인 과세다. 정부가 그동안 내국인에게 과세하지 않은 건 가상화폐가 화폐인지, 자산인지 정의를 내리기 어려워서다. 가상화폐는 획득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 개인 또는 회사가 갖는 ‘자산’의 성격을 갖는다. 반대로 재화나 용역을 거래하는 과정에 주목하면 화폐의 일종인 ‘결제 수단’ 성격을 지니게 된다.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규정하면 과세는 어렵지 않다. 기존 세제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미국 호주 등 상당수 국가도 자산으로 보고 과세한다. 한국 정부도 이런 국제적 흐름을 따르는 분위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내국인도 비트코인 등의 거래에 따른 수익이 나고, (정부가) 이를 포착한다면 과세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가상화폐세가 생긴다면 우선 소득세 과세가 가능하다. 방법은 세 가지다. 일본처럼 가상화폐 거래 수익을 복권당첨금 같은 ‘기타소득’으로 판단해 종합소득에 합산해 누진세율을 매길 수 있다. 매매에 따른 차익을 ‘양도소득’으로 보고 과세할 수도 있다(캐나다 사례).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되 보유기간에 따라 세율, 공제 등에 차이를 둘 수도 있다(미국 호주 사례). 이와 별개로 개인이 영리 목적으로 반복해 가상화폐를 거래할 경우 ‘사업소득’으로 볼 수도 있다. 소득세를 부과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

법인세는 가상화폐거래소 등에 과세가 가능하다. 상속·증여세도 ‘포괄주의’에 따라 가상화폐를 무상으로 이전할 때 ‘재산적 가치’로 보고 세금을 매길 수 있다.

부가세는 애매하다. 정부가 가상화폐를 재화나 자산으로 보면 부가세를 당연히 부과해야 한다. 가상화폐를 구매하면 해당 금액의 약 10%를 세금으로 내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주요 국가는 가상화폐에 부가세를 매기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가 ‘거래의 매개체’로 일종의 화폐 성격도 지니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유럽사법재판소도 2015년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꾸는 거래는 부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한국 정부도 국제 추세에 따라 부가세를 물리지 않을 수 있다.

거래할 때마다 세금을 내는 거래세를 도입할 수도 있다. 한창 ’가상화폐 광풍’이 불 때 검토됐던 방안이다. 다만 증권거래세 폐지를 논의하고 있는 데다 해외에선 가상화폐에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어 배제할 가능성이 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