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파송 선교시대는 옛말… 협력하는 공동체로 접근해야

폴 밴더 새뮤얼 영국 옥스퍼드선교대학원 총장 내한

폴 밴더 새뮤얼 영국 옥스퍼드선교대학원 총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세계 선교 환경 변화에 따른 대안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폴 밴더 새뮤얼 영국 옥스퍼드선교대학원(OCMS·Oxford Center for Mission Studies) 총장이 최근 내한했다. 새뮤얼 총장은 국제인터서브선교회 대표로 있다가 2016년 OCMS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인터서브선교회 소속 선교사로도 활동 중이다. 새뮤얼 총장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선교단체 관계자 등과 만나 세계 선교의 흐름과 한국교회의 전략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국민일보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새뮤얼 총장을 만났다. 통역은 OCMS 이사인 이정숙 전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총장이 도왔다.

-OCMS는 어떤 곳인가. 미국에도 비슷한 이름의 기관이 있다.

“두 기관은 공통적으로 선교지의 리더 훈련 및 지도자 양성, 기존 교회와 선교계의 오피니언 리더 계발에 힘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983년 창립된 OCMS는 4가지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연구와 학위 과정(PhD)이다. 이를 통해 선교 현장의 리더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으며 교회로 하여금 하나님의 선교를 생각하고 이를 문화적 맥락에 맞도록 실제화하는 것을 돕는다. 현재 40여개국에서 126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는데 한국인도 5명이 있다. 전임교수 8명과 기간제 교수 4명이 개별지도를 하고 전 세계 160명의 슈퍼바이저가 학생들의 논문을 지도한다. 런던의 미들섹스대학과도 협력한다. 비학위 과정인 ‘가이드 프로그램’도 있다. 연구활동을 하지만, 학위는 원치 않는 분들을 위한 과정이다. 선교사들을 위한 인텐시브 프로그램(1년)도 제공한다. 변하는 세계선교 상황을 연구해 각 사역지에서 적용하도록 한다. 우리의 목적은 학문을 이용해 교회와 선교 실천가를 돕는 것이다. 교회나 선교 지도자, 기관들을 서로 연결함으로써 지도자들이 각 나라의 교회와 선교 상황 속에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한다. 그런 면에서 목표 지향적인 일반적 교육기관과는 다르다. OCMS는 사람들과 교회를 위해 존재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공식 관계는 없다. 다만 옥스퍼드대학의 도서관 40여곳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OCMS와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가.

“그동안 다양한 차원에서 협력해 왔다. 한국교회 목회자나 선교 지도자들이 이곳에서 폭넓게 공부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언제나 지역교회의 도움에 의존해 왔다. 한국교회는 큰 도움을 줬다. 한국교회가 더 선교적이 되기를 희망한다. 오늘날 선교환경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변하는 선교상황 속에서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길러내고 섬길 수 있을지 고민해주기 바란다.”

-오랫동안 세계선교 현장에서 활동했다. 오늘날 세계선교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나.

“서양 중심의 선교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세계를 기독교 국가와 비기독교 국가로 구분하고 비기독교 국가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선교 방식은 지난 250년간 서양에서 만들어진 전략과 방법이다. 이른바 ‘기독교제국’ 시스템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제 세계는 다양하고 복잡해졌다. 더욱이 지금은 전 세계 모든 곳에 믿음의 공동체가 존재한다. 심지어 아프가니스탄이나 알제리에서도 엄청난 믿음의 공동체가 생겨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기독교의 성장이 일어나는 지역의 90%가 해외 선교사가 전혀 없는 곳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오늘날 선교는 전 세계 믿음의 공동체를 더 강하게 하고 그들이 또 다른 사람에게 선교할 수 있도록 함께하는 것을 말한다.”

-선교의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개인이 복음을 들고 가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활동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경을 보자. 선교는 공동체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구약의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가 하나님의 증인으로 살았고 신약시대에는 주를 따르는 무리가 복음의 증인으로 역할을 했다. 초대교회 시절엔 어떠한 복음전도 전략도 없었다. 다만 공동체와 제자도가 있었다. 당시 신자들은 말씀과 행함을 통해 교회의 표지를 드러내며 서로 연합했다. 사람들은 이들 공동체를 보고 하나님 나라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선교단체나 교회는 성과를 중시한다.

“사실 우리 사고체계는 일종의 ‘선교 산업(mission industry)’이라는 틀에 맞춰져 있다. 선교단체나 교회들은 ‘우리가 선교사를 훈련하고 투자했으니 확실한 결과물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철저히 계몽주의와 산업혁명의 산물이다.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여전히 존재한다. 비기독교국가의 문명을 개선하고 개종자를 만들자는 의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솔직해지자. 선교가 우리의 소유물인가. 선교는 철저히 하나님의 것이다. 우리는 단지 그분의 선교에 동참하고 선교지를 도울 뿐이다. 선교는 무엇인가를 이뤄야 하는 과업이 아니다. 선교는 예수를 주로 여기며 그를 따르고, 동시에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그 자체다.”

-새로운 선교 환경 변화에 한국교회는 어떻게 반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어제의 해결책이 오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격언을 드리고 싶다. 선교가 무엇인지 더 깊이, 그리고 정직하게 돌아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또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새로운 방식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면 좋겠다. 전 세계 모든 곳이 선교지가 되고 있기에, 한국에서 사는 것이 곧 세계적이라는 태도를 견지해야겠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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