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 제공

이른바 ‘배민(배달의민족) 맛집’을 지난 주말 방문했던 채모(41)씨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식당에 손님이 많지도 않았는데 주문한 지 40분이 넘도록 음식이 나오지 않았다. 오래 기다린 끝에 나온 메뉴는 주문하지 않은 음식이었다.

채씨는 “사장님이 ‘주문이 밀려서 너무 바쁘다. (잘못 나온 음식) 먹기 싫으면 나가라’고 해서 황당했다”며 “배달이 밀린 것 같긴 하지만 애써 식당을 찾아온 손님을 홀대하는 건 불쾌한 일”이라고 말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을 통한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1조242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배달 문화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갈등도 커지고 있다. 채씨 사례처럼 배달을 병행하는 식당에서는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 또 배달 전문을 표방하면서 사실상 반조리된 음식을 데우기만 해서 배달하는 업체들에 대한 불만도 늘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배달 전문점은 ‘믿고 거른다’며 상호명은 다르지만 대표는 한 사람인 식당 목록이 공유되기도 한다.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패스트푸드점 직원 고모(23)씨는 “주문은 무인계산대에서 받는데 가끔 ‘멀뚱하게 놀면서 계산도 안 받고 알바비는 날로 받느냐’고 화내는 손님도 있다”며 “사실 안에서는 무지 바쁘다. 특히 오늘처럼 날씨가 추운 날 점심시간대는 주문이 밀려서 정신없다”고 했다.

지난해 배달 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꾼 신모(28)씨는 “배달에 집중하고 싶어서 배달 전문으로 바꿨고 반응이 좋아서 분점을 냈다. 내가 운영하면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각각 전문 조리사들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며 “일부 커뮤니티에서 배달 전문점은 ‘믿고 거른다’고 하면 속상하다”고 말했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집밥’ 수요는 줄고 있다. 채소, 과일, 고기 등 신선식품의 가격이 높은 것도 집밥 수요 하락을 거들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가계소비에서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구매비의 비중이 11.42%를 기록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외식이나 배달 등이 포함된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 지출액은 68조5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외식이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가정간편식(HMR)이 다양해지면서 마트에서 식료품을 살 때도 가공식품을 사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배달 서비스를 둘러싼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김은주(36)씨는 “밤늦게 다니는 오토바이 소음도 소음이지만 골목마다 오토바이가 수시로 지나다니니 너무 위험해졌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5년에서 2018년까지 오토바이 사고는 1만2600여건에서 1만5000여건으로 증가했다.

배달 노동자들의 처우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최근 배달의민족에서 배민라이더와 배민커넥터의 배달 수행시간을 각각 60시간과 20시간으로 제한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