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종차별 피해 사실을 알린 한국 농구 국가대표팀 라건아가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열린 농구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하는 모습. 뉴시스

한국에서 인종차별 피해를 당한 사실을 알렸던 한국 농구 국가대표팀 센터 라건아(31·전주 KCC)가 “가족에 대한 욕설은 더이상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하면서도 법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6일 KCC에 따르면 라건아는 이날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KCC연습체육관에서 인종차별 피해와 관련한 심경을 전했다.

라건아는 최근 “매일 한국인들에게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받는다”며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한 네티즌의 글을 게시했다. 이 메시지에는 라건아의 경기력에 대한 비난뿐 아니라 본인과 가족에 대한 인종차별적 욕설까지 담겨 충격을 안겼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라건아에게 “참으로 부끄럽다. 힘내라”라는 팬들의 격려가 쇄도하고 있다.

라건아는 이날 “한국농구 무대를 밟은 2012년 이후 나에 대한 비판은 계속 있었다. 하지만 부인과 딸을 향한 공격은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며 “문제가 있다면 내게 말해달라. 법적 대응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메시지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사람이니 기분은 나쁘다. 머릿속에 이런 말들이 맴돌기도 하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며 경기력에 지장이 없도록 한다”고 전했다.

라건아는 “아내도 딸도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 아내는 나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다. 우리는 계속 이곳에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변치않는 애정을 표현했다.

KCC 측은 “혹시 라건아가 법적 대응 의사가 있다면 구단에서도 도와줄 의향이 있다”며 “법적 조치에 앞서 한국농구연맹(KBL)과 구단, 팬이 함께 건전한 여론 문화를 만드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외국인선수 브랜든 브라운이 16일 자신이 받은 인종차별 메시지를 공개하며 라건아를 격려한 인스타그램 내용. 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안양 KGC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도 자신이 받은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공개하며 라건아에게 힘을 보탰다. 브라운은 라건아에게 “핸드폰 뒤에서는 모두 강하다”며 “너는 특별귀화 후 한국 국가대표로 뛰는 첫 선수가 아닌가. 너의 딸, 그리고 너를 바라보고 있는 한국의 어린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뛰자”고 격려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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