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생태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들의 최종 맞상대인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은 환경 규제를 철폐하겠다며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환경 규제가 일자리를 없애는 주범이라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 절약형 식기세척기와 절전 전구 등 친환경 제품의 품질이 나빠 쓸모없다는 주장도 펼쳤다. 올해 대선에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과격한 발언을 쏟아낸다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핵심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밀워키 유세에서 “우리는 일자리를 파괴하는 규제들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철폐했다”며 “나는 훨씬 싼값으로 더욱 밝은 빛을 내주는 옛날식 전구를 되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 소모량이 적은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두고 “가격이 5배나 비쌀 뿐만 아니라 낯빛이 누렇게 보이도록 한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을 적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스팀 식기세척기도 혹평했다. 그는 “그것들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물을 너무 조금 사용한다”며 “나는 물을 많이 사용하는 식기세척기를 승인했다. 이제 여러분은 식기세척기를 한 번만 돌려도 접시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팀 식기세척기를 두고 “옛날처럼 접시를 닦으려면 여성들이 이 기계를 열 번은 작동시켜야 할 것”이라고 언급해 성 역할 고정관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는 등 친환경 정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해 왔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불신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채택된 저효율 전구 퇴출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기 소모량이 큰 백열전구 사용을 중단하고 친환경 전구인 LED전구로 대체하려 했으나 후임 행정부가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에어컨과 냉장고에 지구온난화 유발 물질 사용을 금지한 규제를 점진적으로 철폐하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더 좋은 식기세척기를 약속하는 미국 대통령의 초현실적 관점의 이면에는 더욱 불편한 속내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파에 반향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유세에 참여한 지지자들은 대부분 백인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 발언에 환호성을 보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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