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정부과천청사 구내식당에서 대한변호사협회 선정 2019년 우수 검사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취임 뒤 첫 일선 검사들과의 대화 자리다. 추 장관은 검찰이 직접수사를 축소하고 민생사건 수사, 공소유지에 더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법무부 제공

법무부가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의 부장검사급 보직 18자리의 내부 공모에 나섰다. 검사장급에 이어 차장·부장검사급도 대규모 인사가 임박했음을 예고한 셈이다. 현 정권 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중간간부급 검사들이 예외 없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검찰청은 16일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폐지·축소하는 법무부 직제개편안에 사실상 반대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혀 법무부와 검찰의 또 다른 갈등을 예고했다.

대검은 “법무부 직제개편안과 관련해 일선청 의견을 수렴해 법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형사부·공판부 강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전문성을 요구하는 전담부서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범죄 대응을 위해 존치가 필요하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법무부 과장 4자리와 대검 과장 8자리, 서울중앙·동부·남부지검 부장검사 6자리 등 부장검사급 직위 18곳에 대한 내부 공모를 진행했다.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은 검사들이 근무지로 선망하는 곳이다. 법무부 통일법무과장, 인권조사과장, 국제형사과장, 형사법제과장과 대검 감찰1·2과장, 법과학분석과장, DNA화학분석과장, 디지털수사과장,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장과 공정거래조사부장, 방위사업수사부장, 서울동부지검 1곳, 남부지검 2곳이 공모 대상이다.

검찰 내부망에 공지된 이 공모는 일단 차장·부장검사급 중간간부 인사가 임박했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선 이른바 ‘주목받는 사건’에 연계된 서울중앙지검·대검 수사팀 관계자들의 연쇄적 교체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한 현직 검사는 “‘찍어내기’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인사 폭이 넓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폐지 시 범죄 대응의 신속성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첫손에 꼽히는 조직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다. 조세범죄조사부, 선거범죄에 대응하는 공공수사부의 축소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있다.

이런 가운데 대검이 법무부에 전달한 검찰 직제개편 의견서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 차질과 반부패수사 역량 약화 등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 노하우 축적, 전문 수사인력 양성, 해외 네트워크 강화 등을 이유로 전담부서의 존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은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해 모두 반대 의견을 대검에 올렸다. 최근 취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 주도한 직제 개편안에 서울중앙지검 소속 부장검사들이 모두 반대하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검찰의 잇따른 인사와 법무부의 직접수사 부서 축소 선언에 따라 일부 사건의 피해자와 고소인들 사이에선 “수사가 늦춰지겠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수사선상에 오른 이들은 최대한 검찰 출석을 늦추고 있다.

수사 담당자들의 인사이동, 직접수사 부서의 폐지 가능성은 피해자와 고소인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윤희)가 수사하던 포항지진 원인규명 사건의 고소인들은 최근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전화를 걸어 “부서가 없어지면 사건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축소가 예정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부와 반부패수사부의 피의자 중에는 차일피일 갖은 핑계로 출석을 미루는 이들이 수십명이라고 한다. 이렇게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이들 중에는 현직 청와대 인사들도 있다.

박상은 구승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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