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10명 중 8명 “입시제도 불공정”

서울 초·중·고 500명 설문조사


고등학생 10명 중 8명은 한국의 입시제도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3 학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3학년도부터 본격 적용되는 정시 확대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국민일보는 한국청소년재단, 비영리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과 함께 여론조사 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서울지역 초·중·고등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고등학생 응답자의 78.0%는 ‘우리나라 입시제도는 공정한가’라는 문항에 부정적으로 답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37.0%) 또는 ‘별로 그렇지 않다’(41.0%)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학생으로 내려가면 부정 응답이 61.9%로 줄었지만 여전히 긍정(38.0%) 답변보다는 높았다. 입시가 내 일로 닥칠수록 제도가 불공정하다고 느낀다는 의미다. 남학생(59.6%)보다는 여학생(78.3%)이 입시제도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방안으로 발표한 정시 확대에 대해선 중·고등학생의 평가가 엇갈렸다. 고등학생 응답자 중에선 찬성 입장이 54.6%로 많았지만 중학생들은 반대 응답이 56.3%로 더 높았다. 중학생은 고등학생에 비해 대입에 필요한 학교 내신과 생활기록부 활동을 준비할 시간적 여력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대입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정시 비중 상향 등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교육부는 서울 주요 대학 16곳의 정시 비중을 40%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시 확대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내신 성적이 나빠도 수능으로 대입 준비가 가능해서’라는 응답이 32.0%로 가장 많았다. ‘수능이 수시보다 더 공정하다고 생각해서’라는 답변은 26.7%에 그쳤다. 수시·정시 등 전형 자체의 공정성보다는 대입 기회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답변이 많았다.

정시 확대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하나의 기준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건 다양성을 해친다고 생각해서’(37.5%), ‘수능 하나로 평가받는 게 오히려 더 공정하지 못해서’(26.1%),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날 것 같아서’(24.7%)라는 이유를 댔다. 입시제도에 관한 조사는 중·고등학생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밖에 진보 교육감의 상징으로 꼽히는 혁신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초등학생의 85.7%, 중학생의 79.5%, 고등학생의 75.0%가 ‘혁신학교가 늘어나면 좋다’고 답했다.

올해 해결돼야 할 시급한 국가과제(중복 응답)로는 ‘입시제도’(33.5%)가 1위로 꼽혔다. 이어 ‘정치참정권’(11.7%), ‘교육제도’(10.9%) 순이었다. ‘북한 문제’(6.3%), ‘부동산’(2.9%), ‘일자리’(2.5%) 등 사회 현안에 대한 관심은 낮게 나타났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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