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우정 (6) 병원 모습 갖춰지자 훈련된 의료진 필요해

4명의 의료 선교사로 시작한 병원… 수술·입원환자 늘면서 감당 어려워

심장수술에 앞서 준비 중인 헤브론병원 심장센터.

수술방 3개를 만들기 위해 쌓던 벽돌을 헐고 방 하나를 크게 늘렸다. 심장수술도 할 수 있는 큰 수술방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심장수술실에는 의료진 열두세 명이 들어가야 한다. 기본적으로 환자 앞에 의사가 4명, 간호사 3명이 있어야 하고 마취 의사, 마취 간호사가 필요하다. 수술하는 동안 심장과 폐 역할을 하는 인공 심폐기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도 전담 인력 2명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최소 11명이 필요하다. 5년 후 실제 그곳에서 심장수술이 진행됐다.

캄보디아에 병원을 세우다 보니 우리는 통관 전문가가 됐다. 의료장비를 사 오고 얻어오고 하며 통관을 많이 했다. 물류회사만큼은 아니어도 1년이면 컨테이너 4~5개는 받았다.

병원 건물도 세워지고 의료장비도 어느 정도 마련됐다. 이제는 훈련된 의료진이 필요했다. 처음 헤브론병원을 시작할 때 같이한 4명의 의료선교사는 소아과 의사 2명,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1명, 치과 의사 1명이었다. 우리 팀만으로는 큰 병원을 운영하기가 어려웠다. 나머지 부분을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온 의료진이 채워줬다.

성형외과 의사들로 팀을 이룬 성형외과팀이 오고, 갑상선 유방암 특화팀인 장기려박사기념사업팀이 1년에 한 번씩 와서 수술했다. 여러 다양한 팀들이 연결되면서 1년에 35개 가량의 의료봉사팀이 들어왔다. 봉사자들도 연결돼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외래환자만 봤다. 이후 내과, 외과 의사가 보강되면서 수술도 하고 입원환자도 받았다. 초기에는 맹장 수술만 해도 긴장하며 땀을 흘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훨씬 크고 복잡한 수술도 할 수 있을 만큼 역량이 커졌다. 병원 식구도 크게 늘어 건물을 지었을 때 30여명에서 지금은 140여명이 됐다.

지난해 병원을 증축하면서 인공신장 및 혈액 투석실도 오픈했다. 캄보디아에는 예상 외로 당뇨병과 요로 결석이 많아 혈액투석이 진작부터 필요했다. 호스피스 병동도 열었다. 혈액투석실은 홍콩 기독의사회팀과 협력해 그리고 호스피스 병동은 한국의 샘물호스피스 병원의 후원으로 시작하게 됐다. 병원건물은 처음 3305㎡(1000평)에서 6611㎡(2000평)로 확장됐다. 동역자와 스태프들도 많아졌고 후원자, 후원교회도 늘었다.

심장센터와 간호대학도 세웠다. 심장센터는 비용이 엄청 많이 든다. 하지만 캄보디아에 유난히 많은 선천성 심장병 아이들을 위해서는 심장센터가 필요했다. 심장센터를 만드는데는 대략 10억원이 들었는데 소아심장학의 권위자인 최정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의 도움이 컸다. 그는 헤브론 병원에서 40여명의 선천성 심장병 아이들을 한국에 데려가 수술시켜줬다. 이분이 아이들을 한국에 지속적으로 데려오기에는 너무 큰 비용이 들고 어려우니 헤브론병원에 심장센터를 만들어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를 하자고 제안했다.

심장센터는 의료장비만 갖추어진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심장수술에 특화된 전문 의료 인력이 확보돼야 하는데 우리에겐 없었다. 수술은 외부의 봉사하는 수술팀이 하더라도 수술 후 중요한 중환자실 치료를 맡을 사람이 없었다.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중환자실 전문 간호사가 있었다. 최기주 간호사로 심장수술이 있을 때마다 수 년째 샌프란시스코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는 덕분에 심장수술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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