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우정 (7) 심장 수술 받은 아이들 성적 떨어지면 과외도 시켜

수술 후 마땅히 할 일 없는 아이들 위해 관리프로그램 만들어 영양·학업상태 점검

2015년 2월 간호대학 부지에서 헤브론병원 의료진들이 기도하고 있다. 헤브론병원 제공

2009년 7월 무학교회에서 병원 건축을 위한 후원의 밤이 열렸다. 그날은 서울시가 강우량을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비가 온 날이었지만 후원의 밤은 성황리에 열렸다. 2013년 12월 심장센터와 간호대학 설립을 목표로 두 번째 후원의 밤을 했을 때도 많은 분이 호응해 주셨다. 하지만 그날 목표 금액 20억원을 말씀드렸을 땐 일시에 분위기가 조용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큰 금액이었다.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후원의 밤을 전후해 모금한 금액으로 심장센터 장비를 사고 병원 뒤편 현재의 간호대학 부지를 매입했다. 지대가 낮은 땅을 매입해 흙을 사서 메워야 했다. 그 비용만 무려 2억9000여만원(25만 달러)이 들어갔다. 이 때문에 간호대학 건물을 지으려 하니 남은 재정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배짱은 있었다. 우리 표현으로는 믿음이었다. 실제로 간호대학 건물을 지을 때 여러분들이 추가로 도와주셨고 특히 의사가 되려고 미국에 갔다가 비즈니스로 크게 성공한 재미 한국인 교포가 5억2000여만원(45만 달러)을 후원해주셨다.

캄보디아 헤브론병원을 통해서 현재까지 500여명이 심장수술을 받았다. 100여명은 한국에 데려와서 수술했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수술했다. 한국에서 1명 수술할 비용으로 현지에서는 4~5명을 할 수 있다.

현지에서 수술한다고 하면 두 달 전에 대상을 선별한다. 평소 체크한 아이 중에 열두세 명을 뽑는다. 헤브론병원, 한국에서 오는 병원의 심장수술팀, 소아 심장관련 의사 간호사 모임인 ‘소아심장네트워크’가 논의를 해서 일정과 대상을 정한다. 심장수술팀의 소아심장전문의 한 사람은 수술 한 달 전에 와서 대상 아이들 심장 초음파를 하며 정밀 체크를 한다.

수술 2주 전부터는 원목팀이 심방을 다닌다. 이들의 가정 형편도 살피고 수술에 관해 설명도 하고 기도도 한다. 위험한 수술이니 수술 중이나 수술 후에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항상 변수는 있다. 한 사람이 수술을 받으려면 6명 이상이 헌혈해야 한다. 그렇게 다 준비해 놨는데도 무섭다고 연락 두절인 사람도 있다. 입원하고 수술 전 검사까지 제법 큰 비용을 들여 진행했는데 그냥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수술을 마치면 대개 일주일 정도 있다가 퇴원한다. 한 주, 또는 한 달마다 병원에 오게 해 약을 주면서 계속 관찰한다. 적어도 6개월~1년 이상 경과를 체크한다. 수술 후 항혈전제를 복용하면 오랫동안 약을 먹어야 한다.

그런데 수술과 상관없는 문제가 자주 뒤따랐다. 한국 같으면 의사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이들은 건강해졌는데 수술 후 딱히 할 일이 없는 거였다. 수술 전과 똑같은 환경 속에서 시간만 보냈다. 이러다가는 문제아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까지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술한 아이들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케어애프터 프로그램(CAP)이다. 원목실내 CAP팀을 두고 아이들을 돌본다. 월 6만원(50달러)씩 지원하고 2~3개월에 한 번 집을 방문해 영양 상태를 체크한다. 학업 상태도 점검하고 성적이 너무 떨어지면 과외도 시킨다.

현재 41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23명은 성적이 좋다. 2명은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들 중 의사나 간호사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실제 졸업한 2명 중 한 명이 의대에 진학했다. 하나님은 참으로 놀랍고도 기이한 일을 행하시는 분이시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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