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 초평면 두타산 7부 능선에 설치된 ‘한반도지형전망공원’ 위에서 드론으로 내려다본 전망대와 초평저수지. 한반도 지형을 휘감아 도는 물줄기가 승천하는 청룡을 연상시킨다.

충북 진천은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살기 좋은 고장이다. 수해·한해가 없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비옥한 농토, 후덕한 인심에서 붙여졌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마음을 맑게 해준다. 중부권 최대 규모의 낚시터 초평저수지와 1000년의 세월을 견뎌온 돌다리가 신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국 어디서든 접근하기 좋은 것도 장점이다.

초평면 화산리에 1985년 준공된 초평저수지 미호저수지라고도 불린다. 강태공이 많이 찾으면서 충주호와 함께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저수지 수면에는 수많은 좌대가 꾼들을 기다리고 있다. 물 위에 모여 있는 좌대는 영화 ‘적벽대전’에서 수상전을 앞두고 있는 조조 함선을 떠올리게 한다. 잉어·붕어·가물치·뱀장어가 많이 올라온다.

초평저수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몇 년 전에 생겼다. 증평군과 경계를 이루는 두타산(598m) 7부 능선에 2017년 설치된 14.5m 높이의 탑 모양의 ‘한반도지형전망공원’ 전망대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오른쪽으로 빙빙 돌아 올라간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거대한 저수지 가운데 한반도가 선명하다. 저수지 물은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로 변한다. 국내에 한반도 지형처럼 보이는 곳은 여러 곳 있지만 이곳은 중국, 한국, 제주도에 일본 열도까지 비슷하게 자리잡고 있다. 초평저수지의 물줄기를 전체적으로 보면 청룡을 연상시킨다. 초평댐을 용머리로 보면 나머지 부분은 승천하는 용이 꿈틀대는 것처럼 신기하다.

전망공원에서 산으로 오르다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삼형제봉(500m)이 있다. 거대한 바위 3개가 형제처럼 사이좋게 붙어 있다. 바위 한쪽 절벽은 영락없는 사람 얼굴 모습이다. ‘자연이 빚은 한국판 큰 바위 얼굴’이다.

바로 옆에 연두색 페인트를 칠한 철제구조물에 나무데크를 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보는 초평저수지도 좋지만 삼형제 바위 위에서 보는 풍광이 훨씬 시원하다. 삼형제 바위에서 붕어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이어진다.

진천청소년수련원 인근 초평저수지 위를 가로지르는 하늘다리.

초평붕어마을에서 진천청소년수련관까지는 걸어서 가도, 차로 가도 좋다. 수련관 바로 옆에 출렁다리인 하얀색 ‘하늘다리’가 있다. 두 개의 주탑으로 연결된 다리가 호수를 가로지른다. 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있고, 왼편으로 나무데크로 된 초롱길이 이어진다. 초롱길을 따라가면 문백면 구곡리 세금천에 놓인 ‘농다리’에 닿을 수 있다. 정자, 산책로, 수변 데크 등이 주변 산과 잘 어우러지게 조성돼 있어 조용히 자연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진천농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이다. ‘상산지(常山誌)’에는 ‘고려 초기에 임장군이 축조하였다고 전해진다’고 기록돼 있다. 임장군은 13세기 고려 고종 때 무신이었던 임연 장군(~1270)으로 추정된다.

다리는 붉은 색 돌을 물고기 비늘처럼 쌓아 올려 교각을 만든 뒤 상판석을 얹어 놓고 있다. 교각의 폭은 대체로 4m 내지 6m 범위로 일정한 모양을 갖추고 있고, 폭과 두께가 상단으로 올수록 좁아지고 있어 물의 영향을 덜 받게 하기 위한 배려가 살펴진다. 상판석의 돌은 특별히 선별하여 아름다운 무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진천은 삼국 통일의 위업을 달성했던 김유신 장군 탄생지이다. 진천읍내에서 충남 천안 병천 방향으로 2~3분쯤 가다보면 김유신 장군의 영정을 봉안한 길상사가 나온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풍경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봄에 벚꽃이 핀 흥무전과 가을의 길상사 초입의 은행나무 길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일품이다.

삼국통일을 이룬 김유신 장군 탄생지의 유허비.

길상사에서 잣고개를 넘어 병천 방향으로 이정표를 따라 가다 보면 김유신 장군이 탄생한 곳이 나온다. 계양마을 입구 장군터라 불리는 이곳에서 북서 방향 2㎞ 지점에는 당시의 우물터 연보정(蓮寶井)과 김유신 장군이 어릴 적 무술 연습을 했다고 전해 오는 투구바위와 치마대가 있다. 뒤쪽 산 정상에는 장군이 태어날 때 자른 탯줄을 묻은 태실이 있다. 석축 위 봉분으로 이뤄진 태실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태실이다. 탄생지 경내에는 유허비(遺虛碑)와 생가가 복원돼 있다.

송강 정철 묘소 인근 사당 앞에서 300년 넘는 세월을 버틴 느티나무.

정송강사는 조선시대 문신이자 시인인 송강 정철 선생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초입에 3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드리워져 있고 바로 옆에 공적을 적은 신도비가 서 있다. 왼편 산에는 묘소(지방기념물 106호)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는 “진천을 비롯한 충북 중부권은 전국 어디에서든 접근하기 좋은 곳”이라며 “특별히 계획을 세우지 않고 방문해도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다양한 관광자원이 잘 구비돼 있다”고 말했다.

여행메모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초롱길
채소·양념 넣어 조린 붕어찜 ‘담백’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간다면 중부고속도로 진천나들목에서 빠지는 것이 편하다. 두타산 입구나 초평저수지는 초평붕어마을을 찾아가면 된다. 안골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진천읍으로 가다 신성사거리에서 좌회전해 34번 국도를 타고 증평 방향으로 달린다. 화산교차로에서 우회전하면 곧 닿는다. ‘한반도지형전망공원’까지 차로 갈 수 있다. 농다리는 신성사거리에서 직진한 뒤 신정사거리에서 좌회전해 곧바로 가면 닿는다.

초롱길은 농다리와 초평저수지 수변을 따라 걷는 길로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힐 정도로 운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걷기길 안내 홈페이지 ‘두루누비’(www.durunubi.kr)에서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초롱길을 걷지 않고 출렁다리만 찾는다면 진천청소년수련원이 가깝다.

초평붕어마을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붕어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즐비하다. 커다란 참붕어에 칼집을 내고 시래기와 각종 채소, 갖은 양념을 넣어 찐 붕어찜이 대표 메뉴다. 양념을 끼얹어가며 졸여 내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2008년 ‘충북향토음식거리’로 지정됐으며 매년 붕어찜 축제도 열린다.

진천종박물관은 진천읍 장관리 역사테마공원 내에 있다. 전통문화유산인 범종에 대한 예술적 가치와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종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건립됐다. 바로 옆 백곡저수지도 둘러볼 만하다.

진천=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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