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 초월하는 이웃 사랑이 화해자가 갈 길

[초갈등 사회 예수가 답하다] <1부> 초갈등사회, 교회는 어디에 ④ 성경이 말하는 갈등 해법

사진=게티이미지

초갈등사회를 살아가는 기독교인의 나침반은 성경이 돼야 한다. 성경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라고 말하고 있을까.

믿는 자가 갈등을 일으키지 말고 다툼을 피하라는 게 성경의 정신이다.

“주의 종은 마땅히 다투지 아니하고 모든 사람에 대하여 온유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참으며.”(딤후 2:24) “다툼을 멀리하는 것이 사람에게 영광이거늘 미련한 자마다 다툼을 일으키느니라.”(잠 20:3)

아픔을 나누라는 것도 성경적 가르침이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는 구절이 대표적이다.

갈등 대신 화해를 강조하는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평화의 사도로 조명한다. 갈등 해소의 해법이 예수께 있다는 말이다. 예수는 메시아로 오셨지만, 세상의 왕으로 군림하거나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았다. 무시당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소망을 전한 뒤 십자가에 달리셨다. 성경적 갈등의 해법은 결국 예수의 공생애에서 찾을 수 있다. 희생을 통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대인은 이방인을 원수로 여겼지만, 유대인이었던 예수는 이방의 땅에도 평화의 씨앗을 뿌렸다. 자신과 다른 신념을 가진 이를 배척하기보다 화해의 길을 택했다. 바울이 이방인에게 예수를 설명한 장면이다.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또 오셔서 먼 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시고 가까운 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이는 그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느니라.”(엡 2:16~20)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21일 “성경은 믿는 자들이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의 사도가 돼야 한다고 수없이 강조한다”면서 “교회가 갈등을 조장한다면 그건 성경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독교인이라면 자신의 신념을 넘어 신앙 위에서 성경을 먼저 살펴야 한다”면서 “예수 그리스도처럼 십자가를 지고 희생해야 초갈등을 극복하고 화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했다.

장윤재 이화여대 교수도 “예수가 이 땅에 오신 이유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였다”면서 “그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에 기초한 평화로 그 사명이 교회와 교인에게 주어졌다”고 했다. 이어 시편 121편 1~2절 말씀을 인용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지혜는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만 구하라. 인간적 해법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이 말씀은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이다.

초갈등사회의 해법을 성경에서 찾아야 하는 건 교인들의 변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예수의 제자로서 평화의 사도가 돼야 하는 교인들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인 카톡방이 갈등을 증폭하는 유언비어나 가짜뉴스의 통로로 활용되는 것도 문제다. 이는 성경의 가르침과 상반된다. 성경은 참된 것만 말하라고 했다.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과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라.”(엡 4:25)

교인 카톡방에서 지난해부터 떠돌고 있는 대표적인 가짜뉴스가 ‘현 정부의 헌법 개정 초안’이다. 가짜 초안에는 “대기업 제재, 자유민주주의 삭제 후 공산 인민주의 등재, 동네마다 인민 소위원회 설치, 재판 없는 인민재판 합법화” 등이 담겨 있다. 이게 사실이라고 믿는 이들이 적지 않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짜뉴스는 분노와 적개심을 유발하고 극한 갈등을 양산한다. 근거 없는 내용이 교인들을 선동하는 셈이다.

정병준 서울장신대 교수는 “교인이라면 정치적 신념을 떠나 이웃 사랑의 정신에 근거하라”고 요청했다. 그는 “최근 들어 자신의 이념을 지키는 것이 복음을 수호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이보다 앞선 것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누가복음 10장 27절에는 “대답하여 이르되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너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정 교수는 “교회의 존재 의미가 갈등 해소와 화해에 있다”면서 “이제 교인들은 화해자로서의 사명을 회복하고 ‘평화로운 사회 통합 운동’의 선두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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