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시청률 2.6%로 씁쓸하게 끝맺은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V2’의 한 장면. 2015년 처음 선보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개인방송과 TV를 결합한 트렌디한 내용으로 큰 화제를 모았으나, 시즌2는 이전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방송화면 캡처

2015년 설 연휴 고만고만한 예능판에 시선을 채는 파일럿(시범) 예능 하나가 등장했으니 바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었다. 연예인이 직접 기획한 콘텐츠로 인터넷 방송을 한다는 얼개의 이 산뜻한 예능은 입소문을 타며 곧장 정규편성됐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마술사 이은결 등 스타들을 배출하며 큰 화제성을 누렸고, 광고를 완판하며 효자 노릇도 톡톡히 했다.

그런데 기대감 속 지난해 3월 시작한 시즌2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약 2년간의 재정비 기간을 가진 두 번째 시즌은 출연진을 대거 교체하고, 형식도 변화를 줬다. 경쟁 대신 스타들은 기부 목표액을 달성하려 힘을 모았다. 방송 플랫폼도 카카오TV에서 최근 인기를 끄는 트위치로 교체했다. 그런데 배우 강부자 등 신선한 캐스팅에 힘입어 초반 4%(닐슨코리아)대까지 올랐던 시청률은 점차 내림세를 그렸다. 20일 종영 방송 역시 2.6%에 그쳤다.

이 같은 부진의 첫째 이유로는 신선함의 부재가 꼽힌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5년 전에는 개인방송이란 소재가 TV에선 무척 신기한 소재였다”며 “하지만 이후 1인 미디어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예능마다 이뤄지면서 마리텔과 다른 프로그램 사이의 차별성이 희미해졌다. 이번 시즌은 스타성 있는 출연진 발굴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짚었다.

2015년 당시 기지개를 켜던 1인 미디어 시스템을 재빨리 방송 아이템으로 차용한 시즌1은 트렌디한 방송으로 여겨졌다. 대본에 기반을 둔 여타 예능과 달리 개성 가득한 스타들이 시청자와 즉석에서 소통한다는 발상은 시대적 감성을 꿰뚫은 것이기도 했다. 미디어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며 이제는 많은 연예인이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SNS 라이브로 팬들과 소통도 한다. 스타들과 가까워지고픈 팬들로선 굳이 TV 앞을 지켜야 할 당위성이 그만큼 사라진 셈이다. EBS 펭귄 캐릭터 펭수를 포함해 도티, 쯔양 등 대형 크리에이터를 기용했음에도 프로그램이 별다른 이목을 끌지 못한 채 낮은 시청률을 맴돌았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의도치 않은 문제가 터지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엠넷 오디션 예능 ‘프로듀스’ 시리즈가 투표 조작 논란에 휘말리면서 해당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그룹 아이즈원의 멤버이자 MC를 맡고 있던 안유진이 통편집되는 사태가 일었다. 여기에 마리텔을 이끌던 박진경 권해봄 권성민 PD가 나란히 콘텐츠 기업 카카오M으로 이적한다는 소식까지 더해졌다. 프로그램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는 유수의 제작진이 떠나며 몸살을 앓는 최근 지상파의 현실을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했다.

MBC 관계자는 시즌2 종영을 두고 “원래 시작 당시 계획됐던 것”이라며 “시즌3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고 했다. 씁쓸한 퇴장에도 마리텔의 성과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시즌2로 이어지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만들어냈고, 전광렬 김연자 등 신선한 얼굴을 보여주며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하 평론가는 “도전을 꺼리는 방송 환경이지 않나”며 “마리텔 시즌1은 과감하게 시도하면 그만큼 큰 시청자 응원을 끌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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