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환경 문제를 두고 ‘극과 극’의 인식차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웨덴 청소년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다시 격돌했다. 툰베리는 올해 50주년을 맞아 기후변화를 핵심 의제로 내세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정치인들에게 구체적인 행동을 재차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업적을 한껏 과시하면서도 WEF의 ‘나무 1조 그루 심기’ 운동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툰베리는 행사 첫날인 21일(현지시간) ‘공동의 미래(Common Future)’ 세션 연사로 나서 “젊은 세대가 목소리를 높인 덕에 기후와 환경이 뜨거운 이슈가 됐다”고 말했다. 툰베리는 “글로벌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은 그동안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기후변화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툰베리의 연설이 끝나고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등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는 데 연설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미국에 투자한 기업가들을 칭찬하며 “회의주의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낙관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 의제가 기후변화임을 의식한 듯 WEF가 주창한 삼림 프로젝트인 ‘나무 1조 그루 심기’ 운동에 미국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에 나무를 1조 그루 심어 2000억t 이상의 탄소를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삼림을 관리하는 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환경 문제에 무관심한 트럼프 대통령이 삼림 보호에 관심을 표명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 일각에서 나왔다. 다만 툰베리는 “나무 심기는 물론 좋은 일이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며 “탄소 배출을 줄일 것이 아니라 배출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툰베리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운동을 시작으로 기후변화 위기를 경고하며 세계 기후운동의 상징이 됐다. 툰베리는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당신들의 빈말로 내 어린 시절과 내 꿈이 사라졌다”며 세계 정상들을 꾸짖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레이저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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