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바느질하시는 어머니의 불빛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내 많은 상처를 어머니가 돋보기를 끼고
언제 다시 기워주실 수 있을까

건넌방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성경에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시는 아버지의 불빛을 따라
언제 다시 천국을 다녀올 수 있을까

소년의 방을 환히 밝히고
세상 모든 어둠의 무서움을 물리쳐주던
눈길을 걸어 멀리 새벽에
어머니와 함께 걸어가던 마을의
살굿빛 그 그리운 불빛

정호승의 '당신을 찾아서' 중

설 명절을 맞아 귀향길에 오르는 이들의 마음은 들떠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님이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은 다르다. 이들은 “안방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바느질하시는 어머니의 불빛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자문하면서 이번 연휴를 보낼 것이다. 만약 얼음처럼 단단해진 그리움 탓에 가슴이 너무 시리다면 저 시를 숙독해보시길. 혹시 아는가. 그리움이 녹아 가슴 한가득 따뜻한 눈물이 차오를 수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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