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근로자를 비롯해 고용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는 플랫폼 경제
그 종사자들을 위해 기업이 분담금을 내는 디지털 사회보장체계 구축해야


플랫폼 종사자가 디지털 혁명과 함께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자리를 소개받고 일하는 플랫폼경제 종사자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체 취업자의 1.7%에서 2.0%에 해당하는 최소 46만9000명에서 최대 53만8000명으로 추정했다. 최소 추정치를 기준으로 하면 남성이 3분의 2, 50대 이상 장년이 절반 이상이다. 남성은 대리운전, 화물 운송, 택시 운전, 판매영업, 여성은 음식점보조·서빙, 가사육아도우미, 요양의료에 주로 종사하고 있다.

어려운 고용 상황에서 중장년 근로자 등 고용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월 평균소득은 160여만원이다. 월 소득 100만 원 이하 36.5%, 300만원 초과는 3.6%였다. 초단기 일자리이고 많은 종사자가 주된 일자리 외에 추가적인 수입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고용을 제조업, 정규직 위주로 짜여 있는 현재의 노동관계법 틀 안에서 규제하고 종사자를 보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노동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자와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노동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간 계약 구조하에서는 기존의 사용자-근로자 관계의 틀을 벗어나야 플랫폼 종사자의 권익을 보호할수 있다.

‘타다금지법’으로 택시면허를 사는 등 정부가 요구한 상생 협력의 길을 택하지 않는 한 사업을 접어야 하는 타다는 여객운송법 위반과 불법파견 혐의로 대표가 검찰에 기소되어 있다. 배달 중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재해가 청년 산재 중 가장 많은데, 디지털 특수고용직이라고도 하는 플랫폼 종사자들은 국가가 운영하는 산업재해 보상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일하다가 재해를 당한 경우 한 업체에서 50% 이상의 수입을 벌어야만 전속성을 인정받아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법에서 정한 (수입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만든) 특수고용직 별도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보상액도 일반 근로자와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다.

특히 시간제 배달서비스 종사자는 보험의 사각지대나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아직 미약하다. 시간제 보험 상품이 있으나 배달원이 보험료를 내야 한다. 주요 플랫폼 사업자 중 ‘배달의 민족’만이 유일하게 단체 상해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플랫폼 경제를 활성화하고 플랫폼 종사자가 자율적이고 보다 자유롭게 일을 하면서 적절한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임금근로자와 비임금 근로자,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야 한다. ‘근로자인가 개인사업자인가’를 논쟁하기보다는 제3 유형의 고용형태로 보고 대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통계청이 취업자 통계의 취업자 종사상 지위 분류 기준을 바꾸기로 한 것은 그런 측면에서 진일보 한 것이다. 지난 32년간 취업자의 종사상 지위가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로 구분되었는데, 내년부터는 ‘의존취업자’와 ‘독립취업자’로 나누어진다.

기존의 비임금 근로자의 범주에 속하였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와 기존의 임금근로자에 속하였던 특수형태근로자 등 비전형 근로자의 상당수가 종속계약자로 별도로 분류되어 기존의 임금근로자와 함께 의존취업자로, 종업원 있는 자영업자, 독립성이 강한 종업원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이 독립취업자로 분류된다. 종속계약자라는 제3의 범주를 만들어 임금근로자와 개인사업자의 중간지대에 있는 고용형태를 분리해 내려고 하는 통계청의 시도가 법이나 정책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동계는 플랫폼 종사자의 권리보호에 대해 근로기준법 내에서 해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과 종사자의 권익이 강화될 수 있다면 기존의 근로기준법보다는 노동권의 보장 정도가 덜한 별도의 법을 제정하여도 무방하다는 측으로 갈려 있다. 문재인정부가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였으나 집권 3년 차에 들어섰어도 오히려 비정규직이 급증한 현재 상황을 보더라도 새로운 형태의 고용을 기존의 제조업 위주의 60년이 넘은 근로기준법의 틀 안에서 규제하고 해법을 찾으면 플랫폼 경제의 성장 위축과 함께 고용기회를 축소할 것이다.

플랫폼 고용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2월 중에 발족할 예정이다. 그러나 플랫폼 고용은 혁신적 플랫폼 경제에 수반되는 새로운 형태의 고용임을 고려할 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사회적 합의 논의를 주도하는 주체들이 둘로 나누어진 기존의 틀에서 기득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합의에 기대기보다는 국가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데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디지털 공유 경제의 혜택을 보는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겠지만 독일 고용연구원의 베버 박사가 제안한 플랫폼 종사자를 위해 기업이 사회보장 분담금을 내는 디지털 사회보장 시스템의 구축이 플랫폼 경제도 신장시키고 종사자의 권익도 보호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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