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새로운 시민단체인 ‘경제민주주의21’을 설립해 재벌과 정권을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윤성호 기자

참여연대에서 20년 넘게 재벌 감시 활동을 하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참여연대 관계자들을 강하게 비판하며 물러난 김경율 전 공동집행위원장이 ‘경제민주주의21’이라는 새로운 시민단체를 만든다.

경제민주주의21 창립준비위원장을 맡은 그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참여연대는 권력 감시라는 시민단체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며 “독립된 전문가 단체로서 재벌과 정권을 견제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주의21은 사실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시즌2’ 성격을 갖고 있다. 재벌 연구에 천착해온 전성인 홍익대 교수와 참여연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조혜경 전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등 개혁 성향의 경제 전문가 5~6명이 준비위를 꾸렸다. 그는 “참여연대가 삼성전자라면 경제민주주의21은 스타트업”이라며 “인력·재정 등 제약이 있겠지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정치·경제 권력을 비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과 조 전 위원 등은 지난해 ‘조국 사태’를 계기로 참여연대를 뛰쳐나와 새 둥지를 틀었다. 조 전 장관의 비리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는데도 참여연대가 정부와 회원 눈치를 보느라 내부 문제제기를 묵살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참여연대 간부회의 시간에 청와대 누군가로부터 연락이 오거나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며 “마치 문재인정부와 연립정부를 꾸린 것처럼 권력과 유착된 모습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문재인정부에서 시민사회와 권력 유착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선 “기본 원칙인 불가근불가원을 망각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시민단체와 정부를 수시로 왔다갔다하면서 심리적 경계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라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조국 사태로 갈라져 나온 만큼 경제민주주의21은 권력형 부패라면 좌우를 가리지 않고 비판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 전 장관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정권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감시하며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삼성 저격수’로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경제민주주의21 준비위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납득하기 힘든 양형 기준을 내세워 노골적인 봐주기 판결을 시도하고 있다”는 긴급 논평을 내기도 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만난 데 대해 “재벌개혁 의제를 띄우고 경제권력 감시 활동을 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며 “올해 선거에는 나갈 일 없다. 경제민주주의21에서 시민사회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제민주주의21의 설립을 조국 사태로 진보 진영이 분화되는 하나의 흐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15일에는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의 양홍석 소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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