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 고기보다 더 고기 같은
식물성 대체육 기업들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환경·건강·동물복지 등 여러 이점을 앞세우며
축산업계의 진짜 고기와 한판 승부를 벌이려 한다

인간의 DNA가 바뀔 수도 있는 이 거대한 경쟁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려는가


“소는 풀을 먹고 자란다. 사람은 그런 소에서 고기를 얻는다. 풀이 소를 만드는데 풀에서 바로 고기를 얻을 순 없을까?” 미국 기업 비욘드 미트는 2009년 이런 질문과 함께 출범했다. 풀로 고기를 만들려면 먼저 고기가 무엇으로 구성되는지 낱낱이 알아야 해서 현미경을 잔뜩 갖춘 거대한 실험실이 회사의 핵심부를 차지했다. 고기는 크게 5가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미네랄과 물로 이뤄져 있다. 모두 소가 없어도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단백질은 완두콩 녹두 현미에서, 지방은 코코넛 해바라기 카놀라에서, 탄수화물은 감자 등에서 얼마든지 추출된다. 이런 재료가 고기가 되려면 고기처럼 씹히는 섬유조직부터 갖춰야 했다. 열과 압력을 이용한 실험을 반복해 그런 식감을 만들어냈다. 거기에 지방과 미네랄을 섞고, 탄수화물로 고기 모양을 재현하고, 각종 천연 성분을 첨가해 맛과 색을 구현했다. 붉은 채소 비트로 핏빛 육즙을 연출하는 식이다.

닭고기부터 만들었는데 2014년 납품처인 유기농 슈퍼마켓에서 리콜 사태가 벌어졌다. 비욘드 미트의 치킨샐러드가 일반 치킨샐러드와 뒤섞여 판매됐다. 리콜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화를 내기보다 “그게 진짜 닭고기 아니었어?” 하며 놀라워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가짜 닭고기 사건 이후 회사는 성장을 거듭했다. 소고기를 구현한 비욘드 버거는 맥도날드의 정식 메뉴가 됐다. 비욘드 비프는 코코넛 오일로 마블링까지 갖춰 출시됐다. 나스닥에 상장해 시가총액이 한때 10조원을 넘어섰고 국내에도 수입돼 팔리고 있다.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렵다. 차라리 행동을 바꾸는 게 낫다.” 스탠퍼드대 교수였던 패트릭 브라운은 이런 말과 함께 2011년 임파서블 푸드란 회사를 차렸다. 육식주의자에게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설득하는 것보다 고기를 먹는 행동이 사실은 채소를 먹는 일이 되도록 만드는 게 더 쉽다는 뜻이다. 그는 ‘우마미’에 주목했다. 일본 학자가 제시한 이 용어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의 범주를 벗어난 제5의 맛이라 불리는데, 고기의 감칠맛에 해당한다. 브라운은 소고기의 독특한 감칠맛이 헴이란 분자 덕분임을 알아냈다. 혈액과 근육에 있는 이 분자는 콩의 뿌리에도 있었다. 그것을 추출하고 배양해 식물성 재료로 소고기 패티를 만들었고, 버거킹에서 임파서블 와퍼란 이름으로 메뉴에 올랐다. 올해 CES에선 돼지고기를 구현해 소시지 등 여러 음식을 선보이며 최대 돈육 소비국인 중국을 겨냥하고 나섰다. 구글이 인수하려다 퇴짜 맞은 이 회사의 가치는 5조원이 넘는다.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는 대체육의 이점을 네 가지 제시했다. 기후변화 억제에 가장 효과적이고, 육식에서 비롯되는 질병이 해소되고, 지구 표면의 3분의 1을 점유한 축산업을 줄여서 삼림과 수자원을 지켜주며, 동물복지 문제도 해결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유엔식량농업기구)부터 51%(월드워치연구소)까지 다양한 계산이 제시됐는데 모든 계산에서 세계 전체 교통수단의 배출량을 합한 것보다 높았다. 네덜란드 환경평가국은 인류가 10~15년간 채식을 한다면 지구 온도 상승폭을 2도 미만으로 억제하는 목표의 70%가 달성된다고 분석했다. 빌 게이츠는 두 회사에 모두 거액을 투자했다. 멤피스 푸드(배양육) 클라라 푸드(식물성 달걀) 핀리스 푸드(인공 참치) 등 이런 푸드테크 기업은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영국 생물인류학자 앨리스 로버츠는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에서 인간이 길들인 10가지 생물의 과거와 현재를 분석했다. 개의 유전자를 추적해 올라가면 늑대가 나온다. 육식동물인 늑대의 일부가 어느 순간 인간에게 다가왔고 길들임의 과정에서 잡식동물이 됐다. 오늘날 개는 어디나 있을 만큼 번식에 성공했지만 늑대는 멸종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로버츠는 이 얘기를 하며 묻는다. 누가 누구를 길들인 것일까. 인간이 개를 선택한 걸까, 개가 인간을 선택한 걸까. 소의 조상 오록스는 몸길이 3m에 체중이 1.5t이나 됐다. 이런 거구를 인간이 가축으로 삼아 일정 크기로 자라면 도축하기를 거듭하면서 소의 몸집은 오록스의 3분의 2로 줄었다. 동시에 인간도 우유를 먹게 되면서 젖당을 소화하는 락타아제 효소가 평생 분비되도록 DNA가 바뀌었다.

비욘드 미트나 임파서블 푸드는 이렇게 상호작용을 해온 길들임의 역사에 새 장을 열려고 한다. 신석기시대부터 길들여온 동물을 이제 놓아주자는 말이고, 그것은 인간을 새로운 식생에 길들이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브라운은 2035년까지 진짜 고기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축산업계가 “대체육을 ‘고기’라 부르지 못하게 규제하라”며 가로막고 나섰지만 이들은 대응하지 않는다. “시장에서 경쟁해 이기면 된다. 사람들의 선택을 받으면 된다”고 말할 뿐이다. 우리의 DNA가 달라질 수도 있는 거대한 싸움이 시작됐다. 미래의 단백질을 둘러싼 진짜 고기와 가짜 고기의 경쟁,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려는가.

논설위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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