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 양자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사망 이후 한동안 서먹했던 미국과 이라크가 화해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규모를 축소하되 철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외교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본국에서 진행 중인 상원 탄핵 심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살리흐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연례총회가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양자회담을 했다. 이라크 대통령실은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살리흐 대통령이 이라크 주둔 외국 군대의 감축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라크 측은 미군 감축과 관련해 어떤 의견이 교환됐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시작 전 미군 철수 전망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라크는 우리가 하는 일을 좋아하며 우리도 그들을 좋아한다”며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살리흐 대통령에게 “이라크에 (미군을) 남겨두기 싫다”며 이라크 주둔군 감축 의사를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완전 철수는 미국 정부에 모욕적일 것이라며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에는 현재 미군 5000여명이 주둔하며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 등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 이라크 의회는 미군이 자국 영토에서 작전을 벌인 것은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가 미군 철수를 요구하면 이라크에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며 분노를 표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라크 주둔군을 5000명까지 떨어뜨렸다. 이는 역사적으로 아주 적은 수준이다. 그는 이라크 경제 제재 여부와 관련해서 “무슨 일이 생길지 지켜보자”며 “우리 나름대로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카드를 완전히 내려놓은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에서도 자신의 탄핵을 추진하는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를 떠나기 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을 “추잡한 인간”,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사기꾼” “부패한 정치인”이라고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심판장을 찾을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기꺼이 그러고 싶다. 맨 앞줄에 앉아 그들의 썩은 낯짝을 똑바로 응시하고 싶다”면서도 변호사들이 만류해 뜻을 접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방문 기간 동안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온·오프라인 활동을 추적하는 사이트 ‘팩트베이스(factba.se)’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단 하루 동안 트윗과 리트윗을 142건이나 올려 대통령 취임 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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