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상문학상을 돌려드리고 싶다. 부당함과 불공정함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려드릴 방법이 없다. 그래서 그 상에 대해 항의할 방법이 활동을 영구히 그만두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다.”

최근 절필을 선언한 소설가 윤이형(44·사진)이 이상문학상 운영 방식에 강한 항의의 뜻을 밝혔다. 윤이형은 지난해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다. 그는 지난 31일 SNS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문학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를 향해서도 사과를 요구했다. 윤이형은 “수상을 무를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이 일에 일조한 책임을 없었던 것으로 할 수 없다”며 “그러나 이제 앞으로의 활동을 영구히 중단했으니 조금은 말할 자격이 생겼다”고 적었다. 윤이형은 앞서 지난 28일 SNS를 통해 “더 이상 소설가 혹은 작가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하지 않기로 했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어떤 이익이든 얻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이상문학상은 올해 우수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가 잇달아 수상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들 작가는 주최 측이 수상작 저작권 양도를 요구한 것에 반발했다. 여기에 윤이형의 절필 선언이 나오자 문학계에서는 문학사상사의 문예지인 ‘문학사상’ 원고 청탁에 응하지 않겠다는 작가들의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권여선 구병모 장류진 정세랑 황정은 등이 ‘#문학사상사_업무_거부’라는 해시태그를 첨부한 글을 통해 보이콧에 가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여선은 “이상문학상의 기수상자로서 관행이라는 말 앞에 모든 절차를 안이하게 수용한 제가 부끄럽다”고 썼고, 황정은은 “윤이형 작가의 피로와 절망에 그리고 절필에 책임을 느낀다”고 적었다. 장류진은 “문학사상사가 수상작가들의 저작권을 갈취해온 것과 그로 인해 마땅히 격려받아야 할 작가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 사과를 하기 전까지, 문학사상사로부터의 모든 업무와 청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문이 확산되자 문학사상사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몰리면서 먹통이 됐다. 1977년 제정된 이상문학상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으로 통한다. 그동안 이문열 이청준 김훈 신경숙 한강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문학사상사는 매년 1월 대상과 우수상 작품을 묶어 작품집을 출간해왔으나, 올해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작품집 출간이 무기한 연기됐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