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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바이러스 추가 유입부터 막아야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예방의학교실)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한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 관리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4일 0시부터 ①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 전면 금지 ②우리 국민의 경우는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 ③제주도 무사증 입국 제도 일시 중단 ④그동안 밀접접촉자와 일상 접촉자로 이원화해 관리해 왔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구분 없이 접촉자 전체를 2주간 자가격리토록 하는 내용을 담은 지역사회 바이러스 확산 경로 차단을 위한 조치였다.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이미 유사한 조치가 이뤄진 이후이니 때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는 시점에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내린 특단의 조치라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3일 0시 현재 중국은 누적 확진자 1만7205명, 사망자 361명으로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2829명, 사망자는 57명이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이렇게 빠른 증가세는 이번 주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필리핀에서 1명의 환자가 사망해 중국 외 국가에서 최초로 사망자가 발생하며 갈수록 심각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중국발 신종 코로나의 확산으로 다들 큰 고통에 빠져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는 1월 20일 1명의 환자가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31일 이후 9명의 환자가 새롭게 확진돼 총 15명이 국가지정격리병동에서 중점 관리 및 치료 중이다. 매우 빠른 속도로 확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따라서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3번 환자로 인해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하고, 이로 인해 125명의 접촉자가 현재 관리 중이며, 12번 환자 역시 19일 일본에서 입국한 이후 무려 138명의 접촉자를 양산하면서 14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날이 갈수록 환자 발생 속도는 매우 빨라지고 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통제권 안에서 관리가 가능한 아주 적은 대상자로 분류할 수 있다. 1월 이후 중국을 경유해 입국한 사람이 워낙 많다. 최근 우한 지역을 경유한 지 14일 안에 입국한 사람만 약 3만명, 지난 31일 하루 동안 중국에서 들어온 입국자가 1만366명이나 되는 등 소위 통제권 밖에 있는 위험지역 미관리 대상자는 그 규모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미관리 대상자의 급증은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 즉 감염원 추적이 거의 불가능한 지역사회 감염자가 대규모로 양산될 가능성을 높이고 시기도 빨라지게 할 수 있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는 아직 치료제가 없으니 국민은 시간이 갈수록 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정부 당국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첫 번째는 위험지역에서 바이러스가 추가로 유입되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적극 확대하는 일이다.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환자의 60%가 후베이성에서 감염된 환자이며 나머지 40%는 항저우, 광저우 등 다발생 지역에 분포돼 있다. 나머지 40%에 대한 조치가 현재 빠져 있다. 두 번째는 지역사회 발생 및 확산 시에 조기 진단, 조기 격리, 조기 입원, 조기 진료 등의 조치가 원할히 이뤄질 수 있도록 민관의 협조체계를 보다 신속히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환자 확산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의료인력과 각종 물자를 포함한 의료자원의 충분한 확보 및 운영 계획을 현실성 있게 준비하고 도상훈련도 시행할 필요가 있겠다.

네 번째는 이런 위기 상황에 국제 협력과 재난 극복에 동참키 위해 국내 의료인력을 현지에 파견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14년 아프리카 에볼라 발생 시 이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관련되는 모든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제공하고 각종 언론매체와 방송매체를 통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는 공격적인 대국민 홍보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신종 감염병과의 전쟁을 알리는 첫 포성이 울린 단계에 불과할 뿐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루한 장기전을 치러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예방의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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