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으로 한국 국민의 관광 목적 중국 단체여행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관계부처 간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의 입국 제한도 현재는 중국 후베이성 방문자에 한해 조치했지만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정도에 따라 제한 지역을 늘릴 방침이다. 내국인의 중국 방문을 막는 동시에 중국인의 국내 입국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3일 “관광 목적의 중국 단체 여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정부가 내국인의 관광 목적 중국 방문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단체 여행부터 적용한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시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후베이성에 내려진 ‘철수 권고’ 조치를 후베이성 인근 지역 6~7곳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후베이성 인근은 환자가 계속 증가해 철수권고 조치가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며 “국제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신종 코로나 감염자 현황 자료, 지역 교민과 한국인의 이동 규모 등을 고려해 철수 권고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WHO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감염자 수 상위지역은 저장성(항저우), 광둥성(광저우), 허난성(정저우), 후난성(창사) 등이다.

중국인의 국내 입국 절차도 더 까다로워진다. 정부는 최근 14일 내(1월 21일 이후) 후베이성을 방문한 적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 항공권 발권 단계, 입국심사 과정, 입국 후 등 3단계의 스크리닝을 거쳐 입국을 제한키로 했다.

1단계는 출발지에서 항공권 발권 단계부터 국내 입국 희망자에게 후베이성 방문 여부를 질문한다. 방문했다고 하면 입국이 거부된다. 2단계로 입국 단계에서 입국자에게 건강상태 질문서를 통해 이상증세 여부를 확인한다. 마지막 3단계는 입국 이후다. 입국 당시 답변 내용이 허위로 밝혀지면 그 외국인은 강제 출국, 입국금지 조치된다.

‘중국 전용 입국장’도 최대한 빨리 설치하기로 했다. 이 공간이 마련되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사람은 검역 직원으로부터 국내 거주지와 연락처 정보를 직접 확인받은 후에야 입국할 수 있다.

법무부는 공항의 외국인자동심사대 이용을 중단했다. 입국 제한 대상이 자동심사대를 통해 입국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내에 들어오려는 모든 외국인은 출입국 심사관의 대면심사를 거쳐야 한다.

다만 정부는 입국제한 조치를 후베이성 외의 다른 지역까지 확대하는 데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은 “위험지역과의 모든 접촉을 끊는 게 가장 안전하겠지만 경제적 부작용 등도 무시할 수 없다”며 “중국 다른 지역에 대한 추가 조치는 질병 전파 양상 등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입국 제한지역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손장욱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번 환자처럼 개인의 기억이 틀리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후베이성 체류자도 다른 국가로 갔다가 몇 번 거쳐 들어오면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다만 최준용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든 입국자를 의심할 순 없고 지금 상황에선 자발적인 시민의식을 신뢰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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